매일신문

운문사에서 통도사까지, 스님들의 특별한 하루

SBS 스페셜 3일 오후 11시20분

부처님오신날 특집 스페셜 다큐멘터리 '승(僧), 길 위의 하루'가 3일 오후 11시 20분 전파를 탄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가상의 어느 하루. 새벽 3시 목탁 소리로 시작되는 운문사 새벽 예불부터 하루가 저무는 통도사 저녁 예불까지, 내원사, 봉은사, 사명암, 일지암 등 전국 20여개의 사찰에서 만난 수행자들의 삶을 만나본다. 그들은 무엇을 먹고, 생각하고, 행하는가.

스님 가운데는 더 낮은 곳에서 참선과 명상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는 스님도 있고, 세상과 좀 더 가까운 곳,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수행의 길을 찾는 스님도 있다. 깊은 산 중에서 녹차를 만들거나 곡차를 빚기도 한다. 여러 스님의 다양한 수행 방법을 통해 진정한 수행의 의미를 찾아가다 보면, 길은 여러 갈래지만 결국 하나의 길에서 만난다. 수행의 길은 우리 인생의 여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수행이라고 하면 염불, 참선, 기도와 같은 정형화된 구도의 방법들을 떠올리지만, 편견 혹은 오해일 수 있다. 수행자들에게 수행은 그저 일상적인 삶이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 이부자리를 털고 일어나면서부터 늦은 밤 다시 이부자리를 펴고 누울 때까지, 또 잠을 자는 동안에도 수행에는 쉼이 없다.

새벽 3시 운문사에서는 '지심귀명례(지극한 마음으로 목숨을 다해 부처님께 귀의합니다)'를 외는 비구니들의 목소리로 하루를 깨운다. 전 주한 미 대사 부인은 한국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을 "청도 운문사 절집에서 보낸 하룻밤"이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오전 10시 단청장 동원 스님은 조계사 대웅전에 걸린 국내 최대 불화인 석가여래, 아미타불에 이어 약사여래 탱화의 막바지 손질에 한창이다. 오전 11시 서울 봉은사에서는 주지 명진스님이 산문 밖 출입을 금한 채 매일 1천배를 올리고 있다. 오후 4시 수왕사 주지 벽암스님은 석간수와 송홧가루, 솔잎 등 모악산의 자연이 빚어낸 곡차, 송화백일주를 빚는데 여념이 없다. 오후 6시 30분 통도사. 운문사 새벽 예불이 애잔한 느낌이라면 비구 도량인 통도사 저녁 예불은 웅장하고 엄숙한 느낌이다. 저녁 예불을 알리는 범종이 울리면 스님들은 줄을 지어 설법전으로 향한다. 산사의 하루는 그렇게 저물어 간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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