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증시, 잔인한 4월 가고 '흐뭇한 5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30일 주가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달러값도 1천20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터널의 끝이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주가 급등

30일 코스피지수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 전날보다 30.94포인트(2.31%) 오른 1,369.36에 장을 마쳤다. 종전 기록은 지난 23일의 1,368.80이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6.51p(1.32%) 오른 500.98로 마감해 사흘 만에 500선을 회복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 증시의 급등 소식에 15.25p 오른 1,353.67로 출발,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에 힘입어 상승폭을 키웠다.

개인이 이틀째 '팔자'에 나서 7천472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천747억원, 1천938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상당히 호전된 상황. 이번 달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주식순매수 규모는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한달동안 외국인은 4조1천969억원 순매수를 나타내면서 이전 최고 기록인 지난 2004년 1월의 4조503억원을 앞질렀다.

이로써 외국인은 지난달 1조2천767억원 순매수를 나타낸 이래 월별 기준 두달 연속 매수우위를 지속했다. 올해 순매수 규모는 약 5조4천억원에 이른다.

종목별로는 은행주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공개를 앞두고 대부분 필요자본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으로 미국 은행주들의 반등이 국내 은행주에도 안도감을 제공했다.

우리금융이 10% 이상 급등했고 기업은행,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KB금융 등이 6~7% 이상 올랐다.

◆세계가 함께 꿈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30일 아시아 주요 증시가 나란히 급등세를 보였다. 일본 증시는 장중 4% 이상 올랐으며 대만 증시는 중국 본토로부터의 투자 확대 전망에 일일 가격제한폭(7%)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랐다. 대만 증시는 중국 본토 기업들의 투자 확대 전망에 따라 18년래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일본 증시는 수출주가 오름세를 견인했다. 닛케이225 지수는 전일 대비 3.94% 상승한 8828.26을, 토픽스 지수는 3.18% 오른 837.79에 장을 마쳤다.

혼다와 닛산 자동차는 9% 이상 급등했고, 도요타도 5%대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캐논은 6% 넘게 올랐고, 소니와 히타치도 3~4% 상승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중국 증시도 정부의 투자 촉진 방침에 따라 부동산주와 시멘트주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상하이 종합 지수는 0.38% 오른 2477.57에, 외국인이 투자하는 B 지수는 1.22% 상승한 162.51을 나타냈다.

홍콩, 베트남, 싱가폴 증시도 상승세였다.

이와 관련,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앤소니 볼튼 대표는 "금융주들이 랠리할 채비가 되어 있으며 이것이 강세장을 불붙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30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볼튼 대표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강세장의 시작"이라고 했다.

◆달러값 연중 최저치

30일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8.7원 내린 1,28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2월30일의 1,259.5원 이후 최저치다. 올들어 환율이 1,30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1월7일 1,292.5원 이후로 처음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증시가 이틀째 오름세를 보이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로 수출업체의 월말 매도물량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시장에서는 앞으로 환율이 1,100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경기가 회복되면 한국으로 투자가 몰리고,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며 이는 외채와 외환보유고 부담을 줄여줘 환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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