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이 긴 성모
작가: 파르미지아니노(Parmigianino:1503∼1540)
제작연대: 1534∼1540년
재료: 천 위에 유채
크기: 219×135cm
소재지: 우피치 미술관(이탈리아 피렌체)
'목이 긴 성모'는 16세기 중·후반 이탈리아 미술사를 가로지르는 매너리즘 시기의 대표적인 작가 파르미지아니노의 작품이다. 15세기 이탈리아 여러 도시에서 나름대로 지역적 특색을 간직하며 발전하던 르네상스는 16세기에 들어서자 강력한 세속 국가를 건설하려는 계획의 하나로 예술가를 적극 후원한 당시 교황청에 의해 로마를 중심으로 통합적 경향을 보이면서 그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거장들인 다빈치, 미켈란젤로, 티치아노, 라파엘로 등의 작품들은 미술표현의 정점에 도달한, 따라서 더 이상 나아갈 여지가 없는 완벽한 것으로 간주했다. 그들의 작품에서 감히 넘어설 수 없는 벽을 본 다음 세대 작가들의 선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는 선배 거장들의 기법 및 기교만을 원용하는 것인데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매너리즘이라는 경멸적인 명칭을 얻게 된다. 두 번째는 전성기 르네상스의 완성된 고전주의 양식에 반발해 표현주의적인 경향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는 시대상황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당시 전 유럽은 신·구교 분쟁으로 인한 종교적 열정에 휩싸여 있었으며, 교황청이 종교개혁에 대한 반동으로 인문주의를 배척함에 따라 그 영향이 미술에도 파급된다. 즉 작가들에게도 '가시계(可視界)의 과학적 방법에 의한 재현(再現)'이라는 르네상스 이상을 포기하고 대신 감성표현에 주력할 것이 요구되었는데, 이러한 경향의 유행에는 대상에 대한 관찰보다는 정신의 이념을 강조하는 신플라톤주의의 미학도 큰 역할을 했다.
이 작품의 양식적 특징으로는 극도로 세련된 선, 복잡한 구성, 왜곡된 원근법, 비현실적인 비례와 색채 및 비논리적인 공간 등을 들 수 있다. 화면 중앙에 우아한 S자 포즈의 마리아는 8등신을 넘어 10등신에 이르고 있으며, 그 품에 안긴 아기 예수 역시 인체비례가 비현실적이다.
빛에 의한 명암과는 관계없이 밝게 강조된 마리아의 옷 주름들은 매우 유려한 곡선을 만들고 있는데 이런 유미적인 목적을 위한 비현실적인 곡선의 사용은 보티첼리의 작품 속에서 그 선례를 볼 수 있다. 공간 역시 마리아 주변부와 그 나머지 공간이 논리적인 연속성에 의해 통일되어 있지 않고, 인물들의 배치에도 어떠한 기하학적 질서도 찾아볼 수 없다.
화면 전반에서 일종의 몽상적인 분위기와 신비감, 그리고 불안감 등을 느낄 수가 있는데, 이는 M 드보르샥이 파악한 대로 16세기 유럽 전체의 정신적 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권기준(대구사이버대
미술치료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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