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가족은 아홉명이다. 아이가 일곱명인데 아이마다 개성과 재능, 성격이 모두 다르다. 일곱 색의 무지개 빛깔처럼 각각의 개성과 재능을 타고난 아이들을 보는 것은 나에겐 큰 즐거움이다. 나는 그림이라고는 전혀 못 그리는데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아버지의 재능을 닮아서인 지 하얀 도화지에 놀라운 그림을 스케치하는 것을 볼 때면 나는 감동을 받는다.
첫째 아이가 태어나던 날의 밤, 나는 두 번 다시 아이를 가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할 만큼 산고로 죽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갓난아이를 키우는 동안 나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잠이 든 아이를 바라보면 미세한 머리카락이며 속눈썹이며 코와 입, 알듯 말들 미소를 띤 얼굴, 코로 숨을 쉬면서 포근하게 잠이 든 모습은 세상의 그 어떤 행복도 그런 행복은 없었다. 아이가 깨었을 때에는 초롱거리는 눈빛이며 꼼지락거리는 손가락과 발가락이며 아이는 나의 모든 것이었다.
둘째가 태어나고 셋째가 태어나고 넷째에서 일곱째가 태어날 때까지 난 무거운 짐을 지고 사는 것처럼 아이를 업고 다녀야 했다.
시장에서 산 물건을 들고 올 때에는 얼마나 그 물건들이 무겁게 느껴졌는지 등에 업힌 아이는 줄줄 내려갔고 울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아이들이 오히려 나를 도와주고 친구가 되어 있다. 그 아이들이 아니었으면 험한 세상을 살아갈 저력 같은 것은 생기지도 않았다. 어느새 커 버린 아이들은 이제 자기들의 꿈을 찾아 갈 것이며 아름다운 인생들을 살아갈 것이다.
밭의 잡풀을 뽑고 농사를 지으며 보드라운 흙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알았다. 대학을 다니는 둘을 빼고 다섯 명의 아들과 나와 남편은, 내가 삽 하나로 일군 밭에서 휴일에 고구마를 심기로 약속했다.
손으로 만지는 흙은 얼마나 보드랍고 포근하게 다가오는지…. 그것은 감격을 하고도 남을 밭이다. 거기에서 우리의 가족은 다시금 하나가 되어서 즐겁게 일을 할 것이다.
저녁이면 우리 가족 아홉명이 식탁에서 나누는 대화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일곱명을 키우면서 느끼는 행복은 남다른 것이다.
김순호(김천시 성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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