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내에게.
봄에 결혼했기에 겨울이 지나고 봄이 다가오면 예쁜 추억과 함께 행복해야 할 우리인데
당신한테 요즘은 정말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어요. 결혼 5년 동안 행복한 일도 많았지만 힘든 일도 많았던 것 같아요. 아니, 내가 당신을 너무 힘들게 했어요.
우리의 첫 아기를 임신되었을 때는 기쁨도 잠시, 시댁 일로 무리한 탓에 유산했고, 내가 다니던 직장엔 위기가 와서 경제적으로도 힘들게만 하고 말이야.
힘든 내색하지 않고 짠순이 비법을 모두 알아내며 돈의 소중함을 더욱 느끼게 되었다며 오히려 고맙다고 말하는 당신. 난 그런 당신에게 한없이 고맙고 미안해요.
작은 중소기업에서 박봉에 시달리던 내게 늘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주던 당신. 쥐꼬리만한 월급을 갖다 줘도 고맙다고 수고했다고 다독여주고 살림에 보태겠다고 아르바이트도 해가며 저축도 열심히 해주던 당신.
난 당신에게 호강시켜주고픈 맘 간절한데 내가 다니는 중소기업마저도 경기 악화로 인해 상황은 더 어려워지고 월급이며 보너스가 밀리기 시작하고 월급을 제때 받지 못해서 생활이 어려울 때 당신이 결혼 전부터 갖고 있던 금이며 액세사리를 다 팔아서 살림에 보태고 할 때는 나 정말 많이 속상했어요.
작년 가을, 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 때에도 나에게 과감히 회사 그만두고 새로운 공부도 하고 자기계발도 하며 맘껏 재충전하라고 손을 내밀어준 당신, 당장 생활비를 고민해야 하는데도 나에게 새로운 공부를 하게 시작하게 도와줬잖아요.
자격증도 여러 개 따고 자신감도 붙었건만 자신감도 잠시, 당신에게 빨리 월급봉투 건네고 싶은데 뉴스를 보면 하나같이 암울한 소식들뿐이네요. 회사를 그만 둔지도 벌써 1년이 지났는데 재취업이 쉽지를 않네요. 나대신 일하며 살림하는 당신에게 정말 미안해요.
나 정말 더 노력해서 꼭 당신에게 좋은 모습으로 몇 배, 아니 몇 만 배로 다 갚아 행복하게 해줄게요.
당신을 만나 결혼한 나는 정말 행운아인 것 같아요. 결혼 전엔 깍쟁이 아가씨인줄만 알았는데 당신은 정말 최고의 아내입니다. 마누라 자랑하면 팔불출이라지만 난 팔불출이래도 좋아요. 우리 잠시 힘들지만 지금 잡은 두 손 놓지 말고 나 믿고 기다려줘요.
더욱 노력해서 멋지게 재취업 성공해서 멋진 남편이 되도록 할게요. 조금만 참고 기다려줘요. 우리 가정 내가 지켜낼게요.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합니다.
전병태(대구 서구 평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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