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초'중'고 수업시간 부분 자율화를 비롯한 학교 자율화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학교장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학교장은 20% 범위 내에서 과목별 수업 시간을 증감할 수 있다. 또 교사 정원 20%까지는 다른 학교 교사를 선택해 뽑을 수 있는 교사전입 요청권이 있고, 산업계나 예'체능 전문가, 수학'과학'외국어 분야 박사학위 소지자는 교사 자격증이 없어도 교사로 임용할 수 있다. 나아가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운영하는 자율학교를 현재 282곳에서 내년까지 2천500곳으로 확대한다.
내년 1학기부터 전국 1만1천여 개 초'중'고에서 시행될 이 방안은 학교가 최대한의 자율권을 갖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동안 수업일수는 정부가 일괄적으로 정했고, 인사권은 해당 지역 교육감의 몫이었다. 이러한 권한의 일부를 학교장에게 넘기는 것은 각 학교의 여건에 맞는 교육을 하라는 뜻이다.
학교장에 따라 학교가 달라지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영양군의 영양여고는 최근 공개된 5년간 수능시험에서 1~4등급 비율 증가 폭이 전국 상위권이었다. 교사와 학생의 노력 뒤에는 박순복 교장의 열성이 있었다. 2001년 부임한 박 교장은 교사와 전교생을 면담해 면학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도서관 확충, 英數(영수) 야간 특별강의, 교육방송 의무시청 등 집이나 학원에서 공부하기가 힘든 여건을 감안한 맞춤식 학교 교육으로 영양여고를 명문으로 끌어올렸다. 경북에서 명문으로 통하는 경산 무학고나 성주고도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살리는 맞춤 교육과 기숙사 등 면학 여건을 최대한 개선해 성과를 거둔 사례이다.
이러한 성공은 학교장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 우선 교사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또 학생과 학부모의 공감대 형성도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학교장이 앞장서서 합리적인 방법으로 학교 살리기에 나선다면 교사, 학생, 학부모도 쉽게 동의할 것으로 본다.
반대 의견도 있다. 대학입학 성적을 올리기 위해 國英數(국영수) 시간을 늘리는 교육 획일화와 입시 중심의 학교 교육의 문제다. 또 교직 외부 개방에 따른 교원 수급체제 문제나 자율을 넘어선 학교장의 재량권 남용도 거론된다. 이에 대해서는 시행 전까지 여론 수렴과 공청회를 통해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번 학교장 중심의 학교 자율화 방안이 공교육 활성화의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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