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사 '얼굴마담'…김성렬 행정안전부 공무원노사협력관

"교섭은 교섭장에서 보다 평소 밖에서 만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원만한 대화로 서로 윈-윈하려면 가끔 '박쥐' 역할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합리적 노사 문화 정착이 제 임무이기때문입니다."

김성렬(51) 행정안전부 공무원노사협력관은 정부 내에서도 알아주는 인사 전문가다. 주요 경력도 1999년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심사과장, 2003년 청와대 인사수석실 선임행정관, 2007년 중앙인사위 고위공무원관리국장, 인사정책국장 등이다. 고위공무원단 제도, 연봉제 도입, 개방형 직위제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그런 그가 얼핏 아무 연관이 없어 보이는 노사협력관을 맡았을까 궁금했지만 그의 설명은 명쾌했다. "노사간의 협의 내용 중 60~70%가 근무 조건, 보수, 승진 등 인사 문제입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과거에 만들었던 인사 시스템에 대한 애프터 서비스라고 볼 수 있죠."

그의 역할은 정부 중앙 부처 공무원 노동조합의 정부 측 교섭 대표다. 또 국회·법원·지방자치단체 등의 노조와 협상에서도 실무 교섭 대표를 맡고 있다. 이들 기관의 노조 담당자에 대한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한마디로 노사 문제 있어 정부의 '얼굴 마담'인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공무원노조총연맹, 민주공무원노조, 전국공무원노조, 행정부 공무원노조 등 95개의 크고 작은 공무원노조가 있다. 공무원노조법은 2006년 시행됐고 행안부 노사협력관은 2007년 신설됐다.

"노사협력관에게 필요한 가장 큰 덕목은 '정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정책 입안 단계부터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갈등을 겪어왔습니다만 많은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나갈 생각입니다."

그가 평소 "이 자리에 두 번 올 수 없다"는 말을 직원들에게 강조한다고 했다. 공무원을 천직으로 알고 업무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포항에서 오랫동안 공직에 몸담으셨던 선친의 영향이 큽니다. 조그마한 실수라도 네가 놓치면 대한민국이 다 놓친다고 강조하셨죠. 맡은 일에 항상 최선을 다하려 하고 있습니다."

포항 영일 출신으로 경북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1983년 행시 27회에 합격, 총무처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정책학 석사를 받고 선진국의 공무원 제도에 대한 지식도 밝다. 행시 동기 중에서 최선두권을 달려 일만 알 것 같은 그에게 의외의 면도 있다. "제 취미요? 집사람(안상숙·51)하고 같이 장보러 가는 게 큰 낙이죠."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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