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4대 강 살리기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낙동강 지류 지방하천에 설치된 수천개의 콘크리트 보(洑)가 기능을 상실한 채 수십년째 방치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주로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조성된 이들 보는 오랜 세월 모래와 퇴적물이 쌓이면서 물을 가두는 역할을 상실한데다 오히려 수질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어 자동수문 설치 등 시설 보강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낙동강 지류 지방하천에 설치된 콘크리트 보는 모두 3천145개이지만 자동수문이 설치된 곳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의성지역의 경우 쌍계천과 남대천·안평천 등 지방하천의 콘크리트 보는 189개로 이 중 자동수문이 설치된 곳은 남대천 2개뿐이다.
영주도 내성천과 낙하암천·서천·금계천·남원천·죽계천·사천·홍교천 등 하천 15곳에 42개 수리시설보가 콘크리트 구조물로 설치되어 있고, 군위도 위천과 남천·신안천 등지에 179개의 콘크리트 보가 설치되어 있지만 대부분 토사와 퇴적물이 쌓여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봉화지역 역시 낙동강천·내성천·운곡천·횡계천 등 하천 22곳에 74개의 콘크리트 보가 있지만 상황은 마찬가지. 청송의 용전천과 반변천·길안천 등 지방하천에 조성된 콘크리트 보가 350개에 이르지만 자동수문이 설치된 곳은 없다. 칠곡군도 지방하천 10곳에 콘크리트 보 74개가 설치되어 있지만 대부분 20~30년 전에 조성된 낡은 시설이다.
가뭄이 심한 북부지역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의성 단촌면 세촌리 미천의 새보 경우 높이 2m, 폭 1m, 길이 152m로 지난 1945년 해방 직후에 설치됐다. 이 보는 1998년 한 차례 보강작업을 벌였지만 물이 고여 있어야 할 보 안에 모래와 자갈 등 퇴적물이 수북이 쌓여 물을 가둘 수 있는 공간은 30cm에 불과하다. 2m 보 안에 퇴적물이 1m70cm나 쌓여 있는 것이다.
이처럼 콘크리트 보 안에 퇴적물이 쌓이는 것은 홍수 때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과 모래가 하류로 흘러가지 못하고 보 안에 갇히기 때문이다. 최근 지방하천 등에 설치하는 보의 경우 물고기가 이동하는 어도와 함께 자동수문을 달아 상류에서 흘러오는 물과 퇴적물 등을 함께 하류로 흘려보낼 수 있다.
이에 대해 경북대 이영재 토목공학과 교수 등 토목 전문가나 토목 관련 공무원들은 "과거에 설치한 콘크리트 보가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며 "콘크리트 보에 자동수문 등을 설치하면 물고기들의 이동통로인 어도로도 활용할 수 있어 용수확보와 생태보전의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김경돈·이희대·마경대·모현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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