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관들이 침체된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공사 조기 발주에 매달리고 있지만 기대와 달리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건설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관급 공사가 토목 위주로 생산 유발 효과가 적은데다 민간 부문은 경기침체로 발주량이 줄어들어 전국이 공사 현장으로 변하고 있지만 정작 건설경기는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올 들어 4월 15일까지 대구시가 발주한 관급공사는 모두 1천470건에 2조7천200억원 규모. 지난해 동기 발주액이 4천여억원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발주 금액기준 6배 이상 증가했다. 대구경북 조달청이 1/4분기 동안 발주한 시설공사도 238건에 4천87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21건, 2천151억원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늘었다.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나 정부 산하기관들이 공사 조기 집행에 매달린 때문이다.
하지만, 민간공사가 주택경기 침체에다 금융위기 여파로 반토막이 나면서 건설경기는 여전히 '동면'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택경기가 호황을 누리던 2005년 대구지역 전체 민간 발주 공사금액은 4조2천316억원. 그러나 2007년 3조570억원으로 1조 이상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2조8천654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민간공사는 지난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1/4분기 동안 대구건설업체들이 수주한 공사는 2천400억원에 이르지만 민간 공사는 고작 600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1조원 안팎이던 대구지역 관급 발주 공사가 올해 2~3배 증가하더라도 3조~4조원이던 민간 공사는 2조원대 밑으로 떨어져 전체 발주 공사는 예전과 비슷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전체 공사가 증가하더라도 도로나 공단 조성 등 토목공사가 많은 관급 비중이 늘면 인력 고용이나 원자재 사용 등 파급 효과는 '뚝' 떨어진다.
대구시가 조기 완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달성군 세천 성서 5차 산업단지. 부지 규모가 145만㎡에 이르지만 하루 평균 현장 인력은 60명에 불과하다. 반면 수성구 두산동 주상복합 아파트(788가구)인 SK리더스뷰 현장. 전체 부지면적은 3만㎡ 정도지만 골조와 마감공사가 함께 진행되면서 일평균 근로자가 600명을 넘는다. 하루 투입되는 레미콘 차량만 120여대에 이를 정도.
시공사 관계자들은 "공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기계장비에 의존하는 토목공사와 인력 위주로 공사가 진행되는 건축공사는 고용 유발 효과가 몇 배 정도 차이가 난다"며 "각종 마감재 사용도 토목과 건축공사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레미콘 사용량을 보면 이러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미콘 연합회에 따르면 1, 2월 동안 대구경북에서 사용된 레미콘 양은 117만4천400㎥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은 139만1천700㎥로 관급공사 조기 발주에도 불구, 15% 정도 사용량이 감소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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