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헉! 들었다하면 수십만원…소비자들 한숨

어버이·스승의 날 선물 고가 상술

주부 박모(40)씨는 며칠 전 화장품 회사가 보낸 홍보용 전단지를 보고 맥이 풀렸다. '유명 연예인 OOO가 선택한 스승의 날 선물세트'를 홍보하는 전단지의 미백용 화장품 세트 가격은 11만8천원. 박씨는 "아무리 어려워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것이 스승의 날인데 업체들이 고가의 선물세트만 홍보한다"고 불평했다.

어린이날에 이어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잇따르는 기념일을 교묘하게 활용하는 업체들의 상술로 인해 소비자들의 고민과 상실감이 크다.

한 인터넷 쇼핑몰은 어버이날 베스트 선물로 60만원짜리 로봇청소기와 80만원이 넘는 명품 핸드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홍삼 제품이 그나마 17만여원으로 싼 편이었다. 113만원에 달하는 42인치 PDP TV 등 고가 제품들도 어버이날 인기제품군에 속해 있을 정도. 다른 인터넷 쇼핑몰은 '어버이날 감사선물전'에 120만원을 호가하는 전동침대를 내세우고 있다. 명품 가방은 62만9천원이었다. 대형소매점도 효도 선물이라며 100만원이 넘는 안마의자를 추천하고 있다. 직장인 이모(36·여)씨는 "요즘 백화점, 대형소매점 등 어디를 가도 어버이날 선물가격을 보면 일단 겁부터 난다"고 한숨을 쉬었다.

스승의 날 선물도 고가제품만 제시하고 있다. 15만원이 넘는 명품 키홀더, 20만원짜리 화장품 세트는 물론이고 80여만원의 명품 만년필까지 광고되고 있다. 받는 사람이나 주는 사람 모두 부담스러운 가격대다. 2학년 초등학생을 둔 30대 주부는 "지난해 스승의 날 선물을 못했다"며 "올해는 꼭 해야겠는데 다른 학부모들이 고가의 선물을 할 것 같아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편 국내 한 취업전문 포털 사이트가 최근 직장인 652명을 대상으로 '가정의 달에 느끼는 경제적 부담은 어느 정도인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매우 부담된다'(106명·16.3%)와 '부담된다'(350명·53.7%)고 응답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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