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대구가톨릭대 등 지역 약학대들이 연세대·고려대의 약대 신설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수도권 명문대에 잇따라 약대가 신설될 경우 우수 인재가 역외로 유출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용철순 영남대 약학대학장은 "현재 전국 20개 약학대학이 2011학년도부터 '2(일반학부 2년)+4(약학전공 4년)' 체제의 6년제 전환을 위해 올해와 2010학년도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고 있는 터에 연세대와 고려대가 4년제 약학대학 신설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원칙에도 맞지 않고, 교육정책상의 혼란을 야기할 뿐"이라며 반발했다.
그는 또 "약사 등 약학분야 전문인력이 부족한 것은 기존 약학대학의 정원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라며 "약학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70명 정도의 약학대학 정원을 최소 80명 수준까지 늘려야 한다는 것이 전국약학대학협의회의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대구가톨릭대 관계자는 "약대는 우수한 연구력을 갖추고 있는 지역에서 몇 안 되는 경쟁력을 갖춘 대표적인 학과인데 자칫 수도권 지역으로 인재유출이 심화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및 운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수도권 대학에서 그나마 남아 있는 인재마저 싹쓸이하려 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영남대와 대구가톨릭대는 2011년부터 6년제 약학대학으로 전환하기 위해 최첨단 실험장비 및 설비 구비, 임상교육 및 실무실습 담당교수 충원,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이기수 고려대 총장과 김한중 연세대 총장은 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약학대학 신설 방침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 총장은 "약학대학을 신설, 생명과학과 의학·약학이 연결되는 '바이오메디컬'이라는 학문 분야를 탄생시키겠다"고 했고 김 총장도 "약대가 없어 생명과학 연구에 한계가 있는 만큼 약대를 신설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해 보건사회연구원에 의뢰한 약사·의사 등 보건의료인력 수급에 관한 용역조사가 나오는 이달 중 약대 정원 증원과 관련한 구체적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대학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어 결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특정 대학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으며 지역별로 안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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