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을 명분으로 앞세운 풍력발전단지 개발이 천연기념물 훼손 등 생태계 교란의 원인이 되고 있다.
풍력발전으로 생태계가 가장 타격을 받고 있는 지역 중의 하나가 영양군 석보면 맹동산(해발 812m)에 조성 중인 영양풍력발전단지다. 백두대간 낙동정맥인 맹동산은 멸종 위기 식물인 노랑무늬붓꽃과 담비·날다람쥐 등 동물의 서식처로 보존 가치가 높고 산세가 수려해 등산객들이 자주 찾고 있으며, 곰취 등 산나물 재배지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맹동산의 주요 능선에 들어선 39기의 풍력발전기로 인해 숲은 폐허가 됐고, 등산로는 발전기를 건설하기 위한 차량용 도로로 전락했다. 특히 멸종 위기 2급 식물로 분류돼 있는 노랑무늬붓꽃의 주요 서식지인 맹동산 정상부가 반으로 갈라져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부터 본격 가동되고 있는 풍력발전기 주변은 토사로 둘러싸여 여름철 집중호우시 붕괴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맹동산 훼손으로 동식물이 옮겨갈 유력한 후보지로 꼽혔던 인근 명동산에도 조만간 풍력발전기가 들어설 예정이다.
영양풍력발전은 앞으로 맹동산과 명동산에 추가로 42기의 발전기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영양군은 "풍력발전단지를 유치해 이곳에 대규모 테마파크를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생태계 훼손 문제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사)한국녹색회 이승기 정책실장은 "개발업체와 정부 및 지자체에 의해 사업이 시작된 뒤에야 주민들은 개발 사실을 알게 된다"며 "영양풍력발전단지의 사전환경성 검토 보고서를 요청하는 시민단체의 질의에 지식경제부와 경북도·국회 등 모든 기관이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양·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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