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니아와 함께 떠나는 세계여행]중국 청두

삼국지의 도시에서 제갈공명 만나볼까

▷2천년 역사 지닌 삼국지 배경 도시

남한 면적의 약 5배의 광활한 대지를 가진 중국 남서부 양쯔강 상류에 위치한 쓰촨성(四川省)의 성도(省都)인 청두(成都)는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보았을 삼국지(三國志)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다.

서쪽의 티베트자치구와 남쪽의 윈난성(雲南省)을 연결하는 교통의 중심지로서 2천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지닌 청두는 춘추전국시대 때에는 촉나라의 도읍지로, 유비가 삼국을 통일한 후에는 촉한의 수도로, 당나라 때에는 장안'둔황'양주와 더불어 중국의 4대 도시였던 역사적인 고도로 예로부터 온화한 기후, 기름지고 비옥한 땅, 풍부한 자원 등을 가지고 있어 살기 좋은 곳으로 손꼽혔다.

현재는 삼국시대를 호령했던 유비와 제갈공명을 모신 사당인 무후사와 이태백과 함께 중국 문학의 양대 산맥이라 일컬어지는 시성 두보가 살았던 두보초당 등의 유적지, 주변에 위치한 중국 불교 4대 명산 중 하나인 아미산, 신선이 노는 아름다운 '물의 나라'라 불리는 구채구, 절벽을 깎아 만든 세계에서 가장 큰 불상인 낙산대불 등이 많은 여행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또 쓰촨성은 우리에게 익숙한 사천요리의 본고장으로 고추'마늘'후추와 같은 재료와 향신료를 많이 써서 매콤한 맛이 강해 전반적으로 느끼한 중국 요리로 인해 중국 여행 중 음식으로 고생하는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 편이다.

쓰촨요리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마파두부와 훠궈(火鍋)를 꼽을 수 있다.

두부를 재료로 한 중국 음식들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그 중에서도 마파두부는 부드러우면서도 매콤한 맛이 한국인 입맛에 맞아 밥과 함께 먹기에 좋으며 훠궈는 매운 맛의 빨간 육수와 담백한 맛이 나는 하얀 육수가 나누어져 담긴 냄비에 고기'생선'야채 등을 넣었다가 건져서 소스에 찍어 먹는 샤브샤브 요리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쓰촨요리들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으로 남게 된다.

▷무후사와 두보초당

청두를 들른 사람이라면 꼭 보고 가야 할 곳 중 하나인 무후사(武侯祠)는 유비와 제갈공명을 모신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삼국시대 사당으로 정확하게 언제 지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략 6세기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지의 두 영웅을 위한 곳이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중국에서 신으로 모셔지는 관우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중국인들이 제갈공명을 그의 군주인 유비보다 더 높게 평가, 영웅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무후사 내에 제갈공명의 사당이 있는 것은 알지만 중국에 단 하나 뿐인 유비의 왕릉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다.(제갈공명을 기리기 위한 무후사는 중국 전역에 수십개가 있다.)

실제로 이곳의 정식 명칭은 한소열묘(漢昭烈廟)이지만 주군인 유비를 능가하는 제갈공명의 재덕을 기려 제갈공명이 죽은 후의 시호인 충무후(忠武侯)에서 유래된 무후사로 지금까지 불리고 있다. 경내로 들어가면 유비전과 제갈량전, 촉한의 문'무관 28위의 동상 및 제갈공명이 남쪽을 치러 갈 때 사용하던 북인 제갈고(諸葛鼓)와 위(魏)나라와의 일전을 도모하기 전 작성한 고금을 통틀어 최고의 명문으로 꼽히는 출사표(出師表) 등의 문화재를 보관하고 있으며 무후사 뒤편으로는 유비의 묘인 혜릉(惠陵)이 있다.

무후사 옆에는 촉나라 시대의 거리를 재현해 놓은 금리거리가 있다. 거리를 따라 기념품과 전통 먹을거리를 파는 상점과 세련된 분위기의 카페'음식점'바 등이 늘어서 있다.

두보초당(杜甫草堂)은 이태백과 함께 중국 문학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시성 두보(杜甫)가 안사의 난을 피해 현종을 따라 피난왔을 때 머물렀던 곳으로 이곳에서 3,4년가량 머물며 240여편의 시를 지었다고 한다. 두보초당에는 초당'연못'석비 등의 건축물들과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된 두보의 시, 그와 관련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아미산, 낙산대불, 구채구 풍경구

청두에서 기차로 2시간30분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한 해발 3,099m의 아미산(峨眉山)은 보타산'구화산'오태산과 더불어 중국 불교의 4대 명산으로 많은 사찰이 있어 항상 관광객과 불교 신자들로 붐비는 곳이다.

아미산에서 동쪽으로 30km 떨어진 곳의 낙산대불(樂山大佛)은 "불상이 하나의 산이요, 산이 하나의 불상이다(佛是一座山, 山是一尊佛)"라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높이 71m, 머리 높이 14.7m, 귀 길이 6.72m, 코 길이 5.33m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석각불상으로 세 개의 강이 모여 흐르는 지점에 위치한 능운산(凌雲山) 절벽을 깎아 만들었다.

불상 뒤편에는 '해사동'(海師洞)이라 불리는 작은 동굴이 있는데 대불을 만들기 시작한 해통법사가 기거한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1992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구채구(九寨溝) 풍경구는 '구채구의 물을 보고 나면 다른 물을 보지 않는다'라는 말과 같이 비취처럼 영롱한 물을 담은 호수, 폭포 등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곳이다. 구채구란 이름은 골짜기 안에 9개의 장족 마을이 있는 데서 유래됐다.

김종욱(해외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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