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여당은 원래 계파 색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다. 이제 우리 당에서도 계파 소리가 안 나올 때가 됐다"고 했다. 어제 청와대 회동에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계파를 뛰어넘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하자 그렇게 받았다는 것이다. 4'29 재보선 참패 이후 당의 화합과 쇄신 요구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친이' '친박'을 아우르는 탕평인사가 절실하다는 인식에 공감한 것이다.
그러한 당 화합 카드로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이 등장했다고 한다. 친박 진영의 좌장인 김 의원을 원내대표에 앉히려는 박 대표에게 이 대통령이 암묵적으로 동의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계파 갈등이 가라앉는다면 다행이다.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물과 기름처럼 지낸 두 계파가 이제라도 서로 손을 내밀 수 있다면 자기들 당뿐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 이로운 일인 것이다. 나라 일보다 세력싸움에 바쁜 집권당에 실망한 국민이 한둘인가.
지난 1년여 한나라당이 보인 정치행태는 집권세력으로서 역사적 책임의식 같은 것은 희미했다. 10년 만에 잡은 정권답게 국민에게 새로운 정치를 인상 깊게 보여주지 못했다. 주류든 비주류든 똑같다. 밤낮 한쪽은 일방통행이고 한쪽은 삐딱선을 탔다는 기억밖에 없다. 재보선 결과를 두고도 한쪽은 한숨이고 한쪽은 고소하다는 표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내대표 자리 하나를 친박에 맡긴다고 해서 집권당이 제 모습을 찾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한나라당은 국민에게 다가가는 소통의 정치에 좀 더 고민해야 한다. 5대 0 전패에 담긴 경고도 그것이다. 지난번 재보선 결과는 집권세력의 숨결을 느끼지 못한다는 집단 항의 표시인 것이다. 한나라당의 쇄신은 여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국민에게 어떤 감동을 안길 것인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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