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환(71) 전 국제라이온스협회 대구지구 총재는 지인들 사이에서 건강하기로 유명하다. 지금껏 병원신세를 져본적이 없고 그 나이에 흔한 지병도 없다.
그 비결을 물었더니 "건강에도 공짜는 없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가 건강에 치른 값은 어떤 것일까.
부지런한 그의 아침은 오전 5시에 시작된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집 앞 마당을 쓸고 앞산 고산골로 향한다. 그곳에서 맨손체조도 하고 역기와 아령 운동, 야와라의 도수기본기술을 연마하다가 오전 8시쯤 집으로 돌아온다. 놀랍게도 이것은 1968년부터 시작된 운동 습관. 40여년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명절에도 빠짐없이 앞산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던 것.
따뜻한 이부자리를 박차고 밖으로 나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40여년 등산의 비결은 무엇일까.
"정신력입니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운동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이유는 목표가 없기 때문이에요."
'얼마나 더 오래 살려고 그 시간에 산에 올라가느냐'고 생각하면 쓸데없는 일이지만 '좋은 공기를 두고 왜 이 시간에 잠만 자느냐'고 생각하면 산에 가는 것이 쉽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얘기다. 전씨는 "우리 몸은 정신력을 빼면 고깃덩어리에 불과하다"고 말할 만큼 정신력을 중요시한다. 이것은 요가의 정신을 꾸준히 수행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젊은 시절, 유난히 위장이 약하고 심한 두통 때문에 자주 고생을 했다. 우연찮게 그는 1970년대 대구에서 처음 생긴 요가원을 찾아 요가를 익혔다.
당시 일본인이던 요가 선생 오키 박사에게 전씨는 "다른 건 다 자신있는데 건강에 만큼은 자신이 없다"고 고백했다. 그때 오키 박사는 '마음을 바꿔라'고 조언했다. 그 말이 그의 삶에 큰 변화를 줬다.
"원래 제가 좀 약골이었어요. 하지만 선생님은 신념이 강하면 바꿀 수 있다고 장담하시더군요. 그래서 노력하기 시작했고, 정말로 건강에 자신이 붙었어요."
그는 20대에는 일본의 사무라이 무술인 '야와라'를 열심히 연마하기도 했다.
운동과 더불어 그는 '절제'를 강조하며 살아왔다. 그가 건강을 위해 챙기는 것은 과음과 과식을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 누구보다 술이 세다고 자부하지만 술은 꼭 필요한 자리 외엔 맥주 두어 잔으로 주량을 정해놓았다. 담배는 아예 피우지 않는다. 육류 섭취도 가급적 자제한다.
하지만 '잠'에 대해선 후하다.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밤 수면시간은 6시간. 대신 잠이 올 때마다 5분이든 10분이든 깜빡 존다. 5분만 졸고 나면 몇 시간 기분 좋게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도 정해진 시간에만 하는 것은 아니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등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릴 때도 뒤꿈치를 들고 가볍게 운동을 한다. 바빠도 정해놓은 운동 개수는 모두 채운다. 하루 아령 운동 400개를 틈틈이 채우는 식이다. 이처럼 목표를 정해놓고 운동하면 성취감이 있어 좋다고 한다.
그는 시간을 아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1976년 골프를 치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뺏겨 즐기지 않는다. 사업하던 당시 정해놓은 '하루 열 사람 만나고 서른 통 전화하자'는 원칙을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주로 채소를 즐겨 먹는 편인 전씨가 아침마다 꼭 챙겨먹는 것이 있다. 검정콩과 흰콩을 익힌 후 직접 갈아서 만든 두유와 사과다. 그 덕분인지 피부가 깨끗하고 주름도 적은 편이다.
"몸은 자동차와 같아요. 아무리 좋은 차라도 관리를 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죠. 조금만 부지런히 관리하면 나이를 모르고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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