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세정기자의 음식탐방]트렌드 세터(trend setter)

맛, 분위기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당신

대구의 '트렌드 세터(trend setter)'들의 발걸음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그것이 궁금하다면 삼덕성당 부근으로 가볼 일이다. 최신 대구 유행을 선도하는 젊은이들이 북적대고 있을 것이다.

대구 트렌드 세터들의 집결지를 옮겨 놓은 것은 카페들. 삼덕성당 뒤편 삼덕1가와 공평동 일대에는 현재 십여 개의 카페들이 성업 중이다. 시내 한복판에는 천편일률적인 커피 체인점들이 많지만 이곳에는 1년쯤 전부터 저마다 다른 개성을 풍기는 카페들이 줄을 지어 생겨나 '카페골목'을 형성하고 있다.

13년째 성업 '아름다운 상점'상 받기도

'버클리'(053-421-8577)는 카페골목의 터줏대감. 13년 전 오픈해 지금껏 성업 중이다. 이 카페는 3년 전, 모던하게 리모델링해 2007년엔 '아름다운 상점'상도 받았다. 시원하게 터놓은 정원에는 유럽식 노천카페를 연상시키는 풍경이 연출된다. 시원한 분수와 조경 덕분에 오전에는 의류 쇼핑몰과 웨딩사진 촬영을 하는 젊은이들이 자주 눈에 띈다. 멕시칸 피자, 또띠아 등의 메뉴를 1만원대에 즐길 수 있다.

카페골목을 실질적으로 활성화시킨 것은 '미즈컨테이너'. 대구에서도 '맛있으면 줄서서 먹는다'는 것을 입증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독특한 인테리어와 새로운 메뉴를 개발, 신선하고 맛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젊은이들 사이에 번호표를 배부받고 한 시간씩 기다려서 먹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대구대에서 1호점이 시작됐고 지금 3호점까지 만들어졌다. 이곳은 심지어 서울, 부산에서도 소문을 듣고 찾아오기도 할 만큼 트렌드 세터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벽을 트고 노천 카페처럼 가게를 오픈해둔다. 깔끔한 느낌의 샐러드 파스타, 바비큐 플레이트 등이 대표적인 인기 메뉴다.

순수하고 깔끔한 맛에 '루시드 폐인'

'루시드'(053-422-7020) 역시 마니아들을 양산하고 있는 맛집. 이영주 사장은 일반 커피숍에서 사용되는 인공파우더를 거의 배제하고 순수한 맛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핸드드립커피를 원칙으로 하고 매장에서 직접 만든 우유푸딩(3천500원)도 깔끔한 맛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 말차를 듬뿍 사용한 녹차빙수(1만1천원)는 한겨울에도 찾는 사람이 많을 정도. 허브차는 치유효과를 위해 전문가에게 특별 조언을 받아 믹싱했다. 매장에서 직접 구운 케이크는 질좋은 원료 덕에 '루시드 폐인'이 많다.

독특한 인테리어로 단골 확보

'유키'(053-427-1497)는 지난해 3월 삼덕1가 골목에 자리잡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정은희 사장이 직접 인테리어를 해, 나무와 벽돌의 포근한 느낌이 발길을 이끈다. 주로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의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특히 야외에 마련된 테이블은 자연과 어우러져 독특한 정취를 느끼게 한다.

'코리'(053-422-6595) 역시 원색과 빈티지의 느낌을 살린 독특한 인테리어로 인기있는 곳.

그 외에도 어바웃, 아날로그, 디자인팩토리, 반, 발코 등 이색적인 카페들이 골목 곳곳에 숨어있다.

버클리 최재억 사장은 "이곳 카페골목은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연출되고 있어 젊은이들로 북적댄다"면서 "스테이크'파스타 외에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는 젊은이들에게 이 골목의 카페들은 새로운 메뉴를 제공하면서 틈새시장을 개척했다"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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