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낙동·백두를 가다] 8일부터 영양산나물축제 열려

▲ 낙동강의 동쪽 원류인 반변천의 발원지
▲ 낙동강의 동쪽 원류인 반변천의 발원지 '뿌리샘'. 쉬지 않고 물을 뿜어내고 있다.

일월산은 음기가 강한 여(女)산으로 알려져 있다. 그믐날만 되면 전국 각지의 무속인들이 산을 찾아 내림굿을 한다. 무속인들로부터 성산(聖山)으로 추앙을 받고 있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굿 잔치가 벌어지면 으레 가장 먼저 부르는 산신이 있다. 바로 일월산신이다. 일월산은 소위 접신(接神)의 산인 것이다.

일월산은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해와 달을 상징하는 산이다. 실제 일월산을 오르면 계곡 곳곳에서 기도를 하고, 영험을 캐는 흔적이 적잖다. 그리고 수많은 민초들이 가정의 화목과 건강을 위해 애간장을 끓이며 간청했던 신앙의 흔적들이 널려 있다. 영험의 상징인 황씨부인당을 비롯해 용화사, 선녀골, 선녀탕(선녀골을 찾은 기도객들이 목욕재개하는 곳) 등이다.

영양군 입압면 산해리 속칭 봉감마을에는 국보 제187호인 봉감 모전 5층석탑이 있다. 불교가 국교였던 통일신라를 대표하는 탑이다. 영양읍 삼지리 모전 3층석탑, 화천리 3층석탑, 일월면 용화리 3층석탑 등 일월산에는 과거 불교의 흔적이 남아 있다. 하지만 지금 일월산에서 불교를 찾기가 무척 어렵다. 어떤 사찰은 황씨부인을 부처님화해 모실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조선의 억불정책과 주민들의 신앙구조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일월산은 황씨 부인이 주신이어서 부처님을 모시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지금 영양인들은 일월산을 무속신앙의 대명사로만 보지 말고 민속신앙, 전통 토속문화의 본산으로 재조명해야한다고 여기고 있다.

김동걸 영양군 학예연구사는 "무속신앙의 뿌리는 민간신앙으로, 일월산을 무속의 땅으로 만 국한하는 것은 일월산의 가치를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며 "이젠 사라져가는 우리의 토속문화와 민속신앙의 전통성을 일월산에서 다시 찾고 이를 학문적으로 문화적으로 재조명하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월산은 산나물로도 유명하다. 8일부터 제5회 영양산나물축제가 열리고 있다. 도대체 산나물이 얼마나 많길래 그럴까? 일행이 영양에 머무른 동안 하루 세 끼의 반찬이 나물이었다. 어느 식당을 가든 나물이 넘쳤다. 맛과 향이 저마다 달랐고, 특히 봄이어서 더 했다. 중국의 산나물이 우리의 식탁을 점령해가는 이때 일월산으로 달려가 우리 것도 캐고, 봄 밥상에 우리의 맛과 향을 올려봄이 어떨까. 이종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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