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갑 여는 부자들…명품 매출 '쑥쑥'

▲ 백화점 명품 매장이 북적이고 있다. 상류층 소비가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잇따라 해외 명품 브랜드가 신규 입점중인 대구 중구 대백프라자 명품 매장.
▲ 백화점 명품 매장이 북적이고 있다. 상류층 소비가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잇따라 해외 명품 브랜드가 신규 입점중인 대구 중구 대백프라자 명품 매장.

#최근 미국 중상류층 사회에서 '스텔스(Stealthy) 소비'가 대유행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기침체로 너나 할 것 없이 소비를 줄이다보니 명품을 사고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허름한 비닐백에 담아오거나 배달을 시킨 뒤 빈손으로 가게를 나선다는 것. 실제로 루이비통 등 최고급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 명품그룹인 LVMH의 미국내 매출은 올들어 빠르게 회복되는 중이다.

#세계 주요 명품업체들의 주가를 지수로 만든 메릴린치 럭셔리 인덱스는 지난달말을 기준으로 3월초 저점 대비 45% 올라갔다. 같은 기간 S&P500 수익률(26%)을 크게 앞섰다. 상장된 다른 명품 제조회사들 역시 거래량 증가를 동반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갑이 두툼한 부자들의 지갑이 열리고 있다. 선진국 부자들은 물론, 우리나라, 특히 지방 부자들 가운데 으뜸이라는 대구경북지역 부자들도 지갑 여는 횟수를 늘리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에서 고소득층이 가장 먼저 소비를 늘린다는 점에서 본격 경기회복의 신호탄이 이미 쏘아올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구백화점의 명품매출을 분석하자 올들어 회복세가 눈에 띄었다.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던 지난해 12월 대구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전년 같은 시기에 비해 5% 성장하는데 그쳤고, 설이 끼어있던 올 1월에도 전년에 비해 4% 늘어나는데 머물렀다.

하지만 2월엔 전년대비 15%, 3월엔 13%, 지난달엔 10% 성장하면서 3개월 연속 두자릿수 성장세를 나타냈다.

올들어서는 전달 대비 명품 매출 성장률이 10%~30%대에 이르는 등 올들어 명품 매출 신장세가 확연했다.

대구백화점 측은 "올들어 명품매장에 고객들이 많이 늘어났다. 대구백화점은 해외 명품 브랜드 성장세에 대비하기 위해 대백프라자내에 지난 3월 보테가베네타를 신규 입점시킨데 이어 6월엔 구찌가 새로이 들어올 계획이다. 상류층의 소비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있어 매출 호조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대구백화점의 주가는 지난해말 8천원선이었지만 이달초엔 1만1천원대까지 육박, 40% 가까이 올랐다. 매출 호조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지난달 소비동향을 조사한 결과, 월소득 500만원 이상 고소득자들의 소비지출전망CSI(Consumer Survey Index)는 전달에 비해 13이나 증가한 111을 기록한 것을 비롯, 월소득 300만원대 이상 계층들의 소비지출전망 CSI가 모두 100을 넘어섰다. CSI가 100을 넘어서면 지출을 늘리겠다는 쪽이 더 많다는 의미다.

더욱이 향후 경기전망을 가장 밝게 본 계층은 500만원 이상 고소득층으로 향후 경기전망CSI가 114를 나타냈다. 전달에 비해 47이나 급등한 것.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성향이 좋아지고 경기전망을 밝게보는 것과 관련, 자산가치 변동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설명했다. 자산 중 주식이나 금융저축이 소비지출 증감에 가장 큰 지표 역할을 하는데 최근 주식시장이 살아나면서 소비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