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운문댐도 말라간다…극심한 봄가뭄 저수율 15%

▲ 봄가뭄이 심각해지면서 식수를 공급하는 댐까지 말라가고 있다. 7일 오후 청도 운문댐의 수위가 작년 대비 10m가량 내려가면서 물이 찼던 수문 아랫부분이 바닥을 드러내고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져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봄가뭄이 심각해지면서 식수를 공급하는 댐까지 말라가고 있다. 7일 오후 청도 운문댐의 수위가 작년 대비 10m가량 내려가면서 물이 찼던 수문 아랫부분이 바닥을 드러내고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져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가뭄에 식수원인 댐이 말라가고 있다. 급기야 대구시상수도본부는 대구시내 21%가량의 수돗물을 공급하던 운문댐의 물 생산량을 절반 가까이 줄이기로 했다. 대신 일부 지역에는 낙동강물을 긴급 공수하기로 했지만 당장 비가 오지 않으면 앞으로 운문댐 물을 마시지 못할 상황이다.

◆댐이 말라간다...

7일 오후 찾은 운문댐은 바닥을 드러내기 일보 직전이었다. 댐 가장자리는 이미 말라버렸고, 하루가 다르게 물이 줄고 있는 게 눈에 띌 정도였다. 현재 운문댐의 저수율은 2천119만5천t. 전체 수량인 1억3천500만t의 15.7%밖에 안 된다. 이대로 비가 안 온다면 3개월 후에는 운문댐이 완전히 바닥을 드러낼 상황이다. 지난해 이맘때(47.7%)에 비해서는 32%나 수량이 감소했다. 지난해 겨울부터 시작된 가뭄은 운문댐을 이미 댐으로서의 기능을 잃게 했다.

대구의 경우 장마가 끝난 지난해 9월부터 이달 8일까지 강수량은 135.2mm로, 2007년 9월~2008년 5월8일까지 강수량(547.8mm)의 26.7%에 그쳤다.

대구시상수도본부는 댐의 물이 완전히 마르기 전에 운문댐의 하루 생산량을 8만t 줄이기로 하는 비상대책을 내놨다. 하루 17만4천t의 물을 공급했지만 8일부터 9만4천t으로 절반 가까이 생산량을 감축했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수자원공사에서는 댐의 저수율이 7.1%까지 생산 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나 물이 부족할 경우 수질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수돗물 생산량을 줄여 안전한 물공급을 유지하려는 조치"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운문댐에서 생산하던 물을 마시던 동구 신암2·3동, 신천3·4동, 효목1동, 대현2동 일부와 수성구 범어1·2·3·4동, 만촌1·2·3동, 상동, 수성1·2·3·4가동, 황금1·2동 지역 주민들은 8일부터 낙동강(두류정수장)물을 마시게 됐다.

두류정수장에서 물을 공급받던 일부 지역은 매곡정수장의 수돗물을 대신 받게 됐다. 하지만 동구 신암1·4·5동, 효목1동, 도평동, 공산동, 지저동, 방촌동, 동촌동, 해안동, 안심1·2·3동, 불로봉무동, 수성구 고산1·2·3동은 계속 고산정수장(운문댐)의 물을 공급받는다고 상수도본부 측은 설명했다. 대현2동 일부와 달성군 가창면 용계동도 지금처럼 공산댐과 가창댐을 원수로 한 수돗물이 공급된다.

◆장마때까지 낙동강물 마셔야...

운문댐 물을 마시다 낙동강 물을 마시게 된 시민들의 반응은 다소 떨떠름하다. 김정숙(43·여·황금동)씨는 "앞으로 낙동강물의 수량이 부족하면 오염도 심해질 게 뻔한데 당분간 수돗물을 끓여 마시거나 생수를 사서 마셔야할 지 걱정"이라고 했다.

낙동강과 운문댐의 원수 질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수돗물이 되면 비슷해진다. 수온의 경우 낙동강물이 보통 18~20℃인 반면, 운문댐은 16℃로 더 차갑다. 탁도 역시 낙동강물은 4~8ntu(탁도 단위·기준치 0.5ntu·높을수록 흐리다)인데 반해 운문댐은 3~4ntu다. 고도 정수과정을 거쳐 각 가정으로 공급되는 수돗물은 0.06~0.07ntu로 둘 다 비슷하다.

적어도 여름철 장마때까지는 조정된 급수구역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수도본부 정인준 생산관리과장은 "운문댐 물 생산량 감축은 장마 전까지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청도 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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