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스웨덴

경주 노서동 대릉원 후문 쪽에 서봉총이란 고분이 있다. 지름 36m, 높이 9.6m의 대형 積石木槨墳(적석목곽분'돌무지덧널무덤)이다. 그런데 瑞鳳塚(서봉총)이란 이름이 지어진 사연이 재미있다.

1926년 발굴 당시 스웨덴의 구스타브 황태자(나중에 구스타브 6세 국왕으로 24년간 재위)가 일본을 방문했다가 현장을 참관했다. 고고학에 평생을 바친 학자이기도 했던 구스타브 황태자는 세 마리 봉황이 장식된 금관을 직접 채집했는데(일본이 스웨덴의 환심을 사려고 발굴된 금관을 황태자가 들어내는 이벤트를 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여기서 스웨덴의 한자 표기인 瑞典(서전)의 瑞(서)자와 봉황의 鳳(봉)자를 따서 瑞鳳塚이라 한 것이다.

우리나라와 스웨덴 간의 인연은 1950년대 본격화됐다. 먼저 6'25때 스웨덴은 UN군으로 참전해 야전병원선을 파견했다. 1958년에는 덴마크 노르웨이와 함께 병원을 지어주었는데 이 병원이 현재의 국립의료원이다. 말하자면 대한민국립 의료원은 북유럽 3국립이 모태였던 것이다.

지금 스웨덴과의 교류는 민간부문에서 활발하다. 지난 2005년 대구경북에서는 "국제교류를 우리가 중심이 돼 열심히 해보자"는 운동이 일어나 각국과의 국제친선협의회를 만들기 시작했다. 스무 개 협의회가 활동하고 있는데 2007년 초 출범한 한국스웨덴친선협의회는 그 중 가장 활발한 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한국스웨덴친선협의회가 사진전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한-스웨덴 국교 수립 5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기록물들을 추려 보여주기 위해서다. 계명대(13~22일), 대구의료원(25~29일), 안동의료원(6월 1~5일)으로 일정이 잡혀 있다. 首長(수장)이 협의회 대표 또는 관계자로 활동하는 기관들이다.

스칸디나비아반도 동남부에 있는 스웨덴은 强小國(강소국)이다. 인구는 904만 명에 불과하지만 1인당 GDP는 2007년 기준 4만9천655달러로 우리의 두 배가 넘는다. 사회보장제도가 세계에서 가장 잘 되어 있는 나라로 유명한데 80.74세라는 평균수명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수목장이 이뤄진 곳도 스웨덴이라고 한다. 이 나라의 황태자가 우리나라를 찾은 것은 83년 전이지만 국교를 맺은 지는 50년이다. 그동안 어떤 교류가 있었는지 한번 볼 만한 사진전이 되면 좋겠다.

이상훈 북부지역본부장 azzz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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