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Health Doctor]유심히 살펴야 할 어린이 질환(1) 콧병

감기 뒤 축농증'비염 그냥 뒀다간 큰코 다친다

축농증, 비염 등 콧병은 성장기 어린이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평소 코를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축농증, 비염 등 콧병은 성장기 어린이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평소 코를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의 달 5월이다. 요즘은 5월이 아니더라도 365일 어린이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녀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넘친다. 그런데 자녀에 대한 건강만큼은 마음대로 안 된다. 감기, 흉터 등 생활 속 질환부터 정신 질환, 각종 장애, 성장 문제까지 걱정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예방이 중요한 병도 있고 빨리 발견해 치료하거나 진행을 막아야 하는 병도 있다. 그렇다면 자녀의 건강을 지키고 질병에 대처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소아의 건강을 점검하고 예방하기 위한 방법들을 질병별로 살펴본다.

요즘 낮 최고기온이 30℃를 넘나들다 보니 일교차가 심해 감기에 걸리는 어린이가 많다. 그런데 감기 자체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것이 콧병이다. 다행히 감기를 잘 이겨냈다 하더라도 자칫 감기 끝에 콧병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감기가 콧병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감기를 잘 다스려 축농증이나 비염 등 콧병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콧병은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관리·예방해야 할까.

◆감기 끝 콧병

생후 6개월부터 만 2세까지 소아는 연간 평균 6~8회 정도 감기를 앓는다고 한다. 생후 6개월이 지나면서 어머니에게서 받은 면역력이 떨어져 2차 면역이 형성되는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선 감기를 풍한의 사기(邪氣)가 인체에 침입해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병을 일으킬 수 있는 좋지 않은 기운인 사기가 인체의 정상적인 기운인 정기(正氣)와 싸울 때 오한, 발열, 몸이 아프고 쑤시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 이 과정에서 정기가 사기를 이기면 병이 낫는데 보통 7일 정도 걸린다.

문제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7일 정도 앓아도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소아의 경우엔 자칫 이 기간 동안 축농증(부비동염)을 비롯한 비염, 중이염, 기관지염, 폐렴, 천식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끈적끈적한 노란 콧물, 코막힘, 뒤쪽으로 넘어가는 콧물 등 급성 코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축농증은 감기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콧물이 계속 고이게 될 때 발생하고 계속 반복되면 만성 축농증으로 넘어갈 수 있다. 감기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비염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데 콧속이 부어 있는 상태에서 계속 자극을 받으면 염증이 지속돼 만성 비염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콧병, 집중력 저하·성장 장애 등 유발

콧병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이 된 뒤에도 축농증이나 비염, 중이염 등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크고, 성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소아의 경우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떨어지고 유해 환경에도 민감해 콧병으로 약해진 코 점막이 더 약한 자극에도 손상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축농증이나 비염이 생기면 비강 내 공기가 통하는 통로가 붓고 좁아져 항상 코가 막히고 기도도 좁아져 뇌로 공급되는 산소량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산소가 제때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또 만성 두통에 시달리거나 짜증이 많아지고 성격이 예민해지며 과민성 대장 증상 등이 생기기도 한다. 이뿐 아니라 밤에 잠을 잘 때도 코가 막혀 깊은 잠을 자기 힘들고 자주 깨게 되며 코를 골게 돼 성장호르몬 분비에도 문제가 생겨 성장 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또 코 질환 때문에 코로 숨을 못 쉬고 입으로 쉬게 되면서 치아 교합이 불균형을 이루게 되고 얼굴 형태가 변하기도 한다.

◆축농증, 면역 기능 강화해야

한방에서는 축농증을 노폐물이 코에 연못처럼 고여 있다고 해서 '비연'이라고 부른다. 축농증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누어 치료하는데 보통 한약을 이용한 면역강화요법과 아로마요법으로 치료한다. 증상과 체질에 맞춰 한방요법을 잘 적용하면 완치율이 높은데 부비동에서 농을 제거하더라도 반드시 면역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면역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선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인스턴트나 식품첨가물이 다량 든 라면, 과자류, 커피, 콜라 등을 많이 먹어선 안 된다. 또 탄산음료를 비롯한 당분이 많은 음식을 피하고 된장이나 김치 등 발효 음식을 먹는 게 좋다. 또 우리의 주식인 쌀에는 면역력 강화 성분이 들어있고, 현미·수수·보리·율무·기장·메밀 등 잡곡도 면역력을 높이고 몸의 저항력을 키워주기 때문에 예방 효과가 있다. 환기도 중요하다. 집안을 자주 환기해 줘야 먼지 등 나쁜 공기가 호흡기로 들어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생활 속 코 건강 관리법

콧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약 감기에 걸려 콧물이 난다면 빨리 치료하는 게 좋다. 또 찬 기운에 너무 오래 노출되면 기능이 떨어져 외부 온도에 적절히 대응하기 못해 코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오랜 시간 차가운 곳에 머무는 것을 피해야 한다. 찬 음료를 마시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또 실내가 너무 건조해도 비강 내 습도 조절에 문제가 생기고 코가 마르면서 조이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런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만성 코 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실내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데 습도 조절을 위해선 황야자 나무, 대나무 야자 등 식물을 키우거나 가습기를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으로 기초 체력과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 또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 평소 비염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 원인 인자를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다고 콧병에 좋다는 약물을 남용해선 안 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이판제 코비한의원 대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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