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사실을 의식하진 않아요. 우리 다정이를 만났을 때, 그저 엄마가 됐을 뿐이죠." 3년 전 딸아이를 입양한 도모씨의 얘기다.
9일 오후 4시 대구 수성구 범어2동에 위치한 대한사회복지회 대구지부 대구혜림원 3층 강의실에서 입양모 5명을 만났다. 입양(예정) 부모를 위한 프로그램 '자녀의 힘을 북돋우는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자리였다. 오랫동안 불임으로 고생하다 입양의 문을 두드렸다는 이들은 입양을 "하늘이 맺어주는 인연"이라고 했다.
모두 처음에는 입양을 망설였다고 했다. '잘 키울 수 있을까?' '주변에서 입을 대진 않을까?' 왠지 모를 선입견 때문이다. 막상 입양을 하고 나니 모든 걱정이 사라졌다. 2004년 결혼 7년 만에 6세 여아를 입양했다는 황모(40)씨는 "선입견 때문에 남편은 물론 시부모님과도 많이 다퉜다. 그러나 입양하고 나니 모두 아이를 친자식처럼 대한다"고 했다.
김모(36·2006년 4세 여아 입양)씨는 "고민했던 시간이 남들보다는 짧은 편인데도 그 시간조차 후회스럽다. 키워 보니 내 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도모(40·2006년 4세 여아 입양)씨는 "'입양은 특별하다'는 생각이 변하면 좋겠다. 아이에게 내가 엄마라는 사실 외엔 아무것도 중요치 않다"고 했다.
이들은 주위의 격려가 제일 큰 힘이 됐다고 했다. 2007년 결혼 18년 만에 3세 남아를 입양한 유모(43)씨는 "집안 어른들께 아이를 인사드리는데 '이제 내 아이를 안아봤으니 남의 아이도 (부러움 없이) 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큰 힘을 얻었다"고 했다.
최모(41·2005년 5세 여아 입양)씨는 입양에 대한 법적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법적 절차만 간단했어도 좀더 일찍 입양을 했을 것"이라며 "친권을 얻기 위해 재판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입양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5명의 어머니들은 "아이를 입양하고 키우는 일은 전혀 걱정할 것이 없다"며 입양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참여를 촉구했다.
이들에게서 '배 아파 낳은 아이랑 가슴 아파 낳은 아이는 다르지 않다'는 평범한 진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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