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말 관광버스 동났다…국내여행 '대호황'

금수강산(錦繡江山)이 초만원이다. 고환율에다 경기침체, 게다가 최근엔 신종인플루엔자까지 겹치면서 해외여행이 실종 상태에 놓이자 '국내 여행 프로그램'이 대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달 '봄나들이 최성수기'까지 맞이하자 주말 제주로 가는 비행기표는 다음달 중순까지 구경하기 힘든 형편이고 내륙지를 돌아보려 해도 관광버스를 찾아보기 힘들다.

◆관광버스 어디 없나요?

레드캡투어 대구지사 조현백 이사는 "해외여행객이 국내로 유턴하면서 제주도 관광수요가 폭증하자 제주도 측에서 '더 이상 들어오지 마라'는 신호를 보내는 실정"이라고 했다.

아시아나항공 대구지점 등에 따르면 다음달 중순까지 주말에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표는 아예 구경하기가 힘들다는 것.

제주도 가는 길이 막히면서 내륙관광으로 돌아서는 사람들이 급증, 결국 내륙 관광버스가 동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의 평화여행사, 55대의 직영 관광버스를 갖고 있는 이 여행사 차고지는 요즘 텅텅 비어있다. 최근 국내 여행객들이 폭증하면서 차고지에서 버스가 쉴 여유가 없는 것이다. 이달 말까지 주말 예약이 이미 꽉 찼다.

예전에도 봄철 관광 성수기에는 관광버스 부족 현상이 나타나긴 했지만 올해는 유달리 심하다는 것이 대구시내 여행사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고환율로 인해 해외로 달려가던 여행 희망자들이 국내 관광으로 돌아선데다 자국 통화의 강세로 해외 여행객들까지 폭증,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 것.

평화여행사 편기승 상무는 "최악의 불경기라 초·중·고교 학생들의 현장학습이 예년에 비해 대폭 줄어들었는데도 관광버스 부족현상이 나타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국내 관광수요가 많이 늘어났다. 게다가 올해엔 엔화 가치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일본 등 해외 관광객까지 급증했다. 서울이나 부산으로 들어온 외국인 관광객들을 경주 등으로 실어나르는 수요도 전년에 비해 40%가량 늘면서 관광버스가 정말 바빠졌다"고 했다.

◆여행수지까지 바꿔놨다

한국은행 조사결과, 해외여행 등 일반여행 지급액은 올해 1분기 16억1천5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37억6천300만달러보다 57.1%나 줄었다. 원화 약세로 일본, 중국인들의 국내 여행이 늘면서 일반여행 수입액은 28억8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1%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유학연수와 일반여행을 더한 여행수지 흑자는 5억1천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여행수지는 지난해 1분기 -30억1천만달러, 2분기 -27억7천만달러, 3분기 -29억7천만달러 등으로 큰 폭의 적자행진을 이어오다가 환율이 급등한 지난해 4분기(7억달러)부터 흑자로 반전됐다.

한편 외국인들의 국내 관광 급증, 내국인들의 국내 관광 러시 현상 속에서 대구경북지역도 여행 수지 흑자에 한몫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 1/4분기 대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만6천914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1만3천464명)에 비해 25.6% 증가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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