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믿었던 정현욱, 수비가 아쉽다…삼성, 롯데에 역전패

투수의 능력을 재는 가장 중요한 척도는 투구 내용이지만 공을 던진 뒤 투수의 움직임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주자 견제는 물론 공을 던진 뒤에는 내야수로서 수비에 충실해야 진정 좋은 투수로 평가받는다. 미국 프로야구의 그렉 매덕스(은퇴)는 '제구력의 마술사'란 별명처럼 제구도 좋았지만 투구 후 수비도 일품이었다. 국내의 송진우(한화 이글스) 역시 뛰어난 수비수다.

매덕스나 송진우처럼 대투수라 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삼성 라이온즈 불펜의 핵 정현욱은 좋은 투수임에 틀림없다. 그는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과 낙차 큰 커브, 절묘하게 떨어지는 스플리터 등으로 상대를 압도한다. 시즌 중에도 체력 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고 책과 비디오 자료 등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담금질하는 모습은 노력이 더 필요한 젊은 투수들에게 좋은 본보기다.

하지만 수비력이 다소 부족한 것이 정현욱의 약점.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그 약점은 화를 불렀다. 4월29일 히어로즈전(2대3 패)에서 비슷한 실수가 이미 있었기에 더욱 아쉬웠다. 당시 2대2 동점이던 8회초 1사 1, 2루 때 땅볼 타구를 잡은 채태인 대신 1루에 자리를 잡았으나 채태인의 송구를 놓쳐 2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다.

이날 삼성은 8회초 손주인의 1타점 적시타와 강봉규의 2타점 2루타로 5대5 동점을 만든 뒤 8회말 무사 2루의 위기에서 정현욱을 마운드에 올렸다. 정현욱은 마운드에 서자마자 2루에 견제구를 던졌는데 이것이 한쪽으로 치우치며 뒤로 빠져 무사 3루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후 정현욱은 홍성흔에게 1타점 적시타, 이인구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은 채 무너졌고 승부는 5대8로 끝났다..

한편 1, 2위 SK와 LG는 잠실에서 밤 12시를 넘겨 12회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SK가 16대10으로 승리했다. LG는 1대9로 뒤지던 9회말 안타 8개, 볼넷 3개를 뽑아내며 극적으로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보였다. 마지막에는 1명 남은 투수였던 우규민이 빈볼을 던졌다는 이유로 퇴장당하는 바람에 지명 타자였던 최동수가 마운드에 서는 등 애를 썼지만 SK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화는 대전 홈경기에서 김태완의 투런 홈런 2개와 추승우의 3점 홈런을 앞세워 KIA를 10대1로 꺾고 6연패에서 탈출했다. 두산은 목동 원정에서 히어로즈를 3대1로 제쳤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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