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더불어 사는 세상] 재구 영양군 수비면 향우회

▲ 재구 영양군 수비면 향우회 회원들이 고향에 사는 홀몸노인들을 위해 쌀을 전달하고 있다. 재구 영양군 수비면 향우회 제공
▲ 재구 영양군 수비면 향우회 회원들이 고향에 사는 홀몸노인들을 위해 쌀을 전달하고 있다. 재구 영양군 수비면 향우회 제공
▲ 회원들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체육대회 모습.
▲ 회원들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체육대회 모습.

고향을 그리워하는 말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수구초심(首丘初心)이다. 여우가 죽을 때에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 쪽으로 바르게 하고 죽는다는 뜻으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절절하게 표현한 말이다. 동물인 여우도 그럴진대 하물며 사람은 더 말해서 무엇하리! 고향을 떠나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언제나 고향을 그리워하게 마련이다. 거기에는 고향의 따뜻한 정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함께 그 근본을 잊지 않겠다는 마음도 같이 녹아들어 있다.

2003년에 결성된 재구 영양군 수비면 향우회. 대구에 사는 영양군 수비면 출신 사람들로 만들어진 이 단체는 회원들 간 친목을 넘어 고향 발전을 위해 적극 앞장서고 있다. 또한 고향에 사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발벗고 나서는 등 사랑의 전달자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80여명의 회원으로 출발한 향우회는 6년여 만에 회원이 10배나 늘어 지금은 800여명에 이르고 있다. 그만큼 대구에 사는 수비면 출신 사람들의 고향에 대한 마음이 뜨겁고 진솔하다는 증거다. 황욱환 재구 영양군 수비면 향우회 회장은 "백두대간의 울련산과 검마산 정기를 이어받은 수비면은 산 좋고 물이 맑고 인심이 좋은 고장"이라며 "대구에 사는 수비면 사람들 모두가 고향 발전에 물심양면으로 동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비면 향우회 역시 다른 향우회처럼 회원들의 단합 및 친목에 주력하고 있다. 가을 또는 연말이면 대구에서 단합대회나 정기총회, 송년의 밤 행사를 잇따라 갖고 있다. 봄에 열리는 체육대회엔 회원 200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고향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봉사활동은 수비면 향우회가 다른 향우회와 차별화되는 가장 큰 요인이다. 2003년 9월 수비면에 수해가 났을 때엔 성금 100만원을 전달한 것을 비롯해 고향에서 열리는 경로잔치나 체육대회에 회원들이 참가해 성금을 전달해오고 있다. 성금 전달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이어지고 있다. 홀몸노인들을 위해 지난 5월엔 쌀 25포대를 전달하기도 했다. 영양에서 열리는 산나물축제 때엔 회원들이 만사를 제쳐놓고 참여하고 있다. 대구에 있는 다른 지역 향우회보다 고향 발전을 위해 가장 열성적으로 활동한다는 게 향우회 회원들의 자부심이다.

2006년엔 향우회 회원들의 정성을 담아 '울련산의 향기'란 책 1천부를 만들어 회원들은 물론 수비면 각 마을에 나누어 준 적도 있다. 여기에는 수비면의 자연환경과 역사는 물론 회원들의 그림과 시, 수필 등을 담았다. 그와 함께 고향에 대한 끈끈한 정도 스며들어 있다.

봉사활동에 들어가는 돈은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마련하고 있다. 40대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향우회 회원들의 연령대가 다양하고 여성 회원들이 절반에 이를 정도로 참여도가 높다는 것도 다른 향우회와는 구별되는 부분이다. 향우회엔 산악회가 구성돼 있어 산행을 통해 회원들의 친목도 다지고 있다.

황 회장은 "향우회 회원들의 뜨거운 고향 사랑 마음을 모아 더욱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울련산의 향기' 2호집 발간은 물론 수비초등학교에 장학금 전달, 홀몸노인 돕기, 대단지 아파트와 자매결연을 통한 고향 농산물 팔아주기, 어려운 처지에 있는 회원 자녀에 대한 장학금 전달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사람은 항상 고향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존재"라며 "수비면 향우회 회원 모두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을 맺었다.

이대현 논설위원 sky@msnet.co.kr

▨ 영양군 수비면은?=중국 수양산에 비교될 만큼 충의열사가 많이 배출되고 아름다운 곳이라 해서 수비라는 이름이 붙었다. 영양군 면적의 27%를 차지할 정도로 면세가 큰 곳이다. 울창한 숲과 맑은 물, 기암괴석 등으로 유명한 수하계곡과 송방계곡, 본신계곡 등이 유명하다. 산림욕하기에 좋은 검마산자연휴양림도 잘 알려져 있다. 이대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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