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 산불 예방대책이 거꾸로 가고 있다. 올 들어 산불예방을 위해 많은 예산을 들여 감시 시설을 확대하고 홍보를 강화하고 있으나 경주지역에서 대형산불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경주시는 올 들어 1억2천만원을 들여 산불 무인감시카메라 2대를 추가로 설치하고 4천200만원의 예산으로 산불예방계도용 무인비행선을 임차, 하루 4시간씩 대시민 홍보 및 계도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또 초동진화를 위해 헬기를 상시 대기하고 있으며 실화의 경우 피해규모에 관계없이 입건 조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산불예방 대책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초기 진화 실패로 대형산불을 유발해 '천년 고도'를 불태우고 있다는 시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경주시의 각종 대책 마련에도 대형산불이 계속 발생하는 것은 뭔가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0일 보문단지 인근 소금강산 지구 산불과 9일 발생한 선도산 산불 등 2건은 감시가 느슨해지는 시점인 금요일 오후와 토요일에 각각 발생했다. 산불 관계자들은 주말이 되면 사람들의 이동이 많고 공무원들의 감시도 평일보다 느슨해져 산불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주지역은 전체 임야면적 9만여㏊ 가운데 1만여㏊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는데다 대부분이 사적지에 포함돼 있어 산불이 날 경우 그 피해는 다른 지역보다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오랜 가뭄으로 온 산천이 바짝 말라 대형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주시로서도 어쩔 수 없는 입장이 아니냐는 동정 여론도 있지만 '천년고도 경주'라는 특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주는 산림자원 외에도 관광자원과 귀중한 문화유산이 많아 산불 피해는 다른 곳에 비해 2, 3배가 된다. 경주시 공무원들은 산불 위험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