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경기가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강한 면모를 보인다. 탄탄한 불펜을 보유한 덕분이다. 하지만 경기 후반 박빙의 승부가 이어진다면 아무리 좋은 불펜이라도 그 때마다 나서기가 버거울 수밖에 없다. 12, 13일 부산에서 롯데 자이언츠에게 이틀 연속 발목을 잡힌 것에는 불펜의 핵 정현욱의 탓도 있지만 타선이 득점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타선의 책임 또한 무겁다.
5대6으로 패한 13일 경기까지 삼성은 5월 들어 11경기를 치렀다. 전적은 5승6패. 한데 이긴 경기 중 가장 큰 점수 차 승리는 6일 한화전(8대5)이었고 나머지는 1, 2점 차로 이겼다. 질 때도 4점 차 이상 난 경기는 LG전 두 차례 뿐이었다. 결국 경기 후반에 핵심 불펜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진 셈인데 특히 쉽게 이기는 경기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선동열 감독은 시즌 개막 전 정현욱을 두고 "아무리 몸 관리를 잘하고 체력이 좋다고 해도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잘 던졌고 자신도 몸 상태가 괜찮다지만 그 때 많이 던진 여파가 시즌 중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정현욱을 아껴쓰고 싶다고도 밝혔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 정현욱은 5월에만 11경기 중 8경기에 나섰다.
삼성 타선의 평균 득점은 히어로즈와 함께 리그 공동 6위(4.18점)다. 삼성의 뒤에는 팀 순위 최하위인 롯데(3.74점) 뿐이다. 치열한 순위 싸움 속에서 핵심 불펜이 숨을 돌릴 여유를 가지려면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 되도록 많은 점수를 올려야 하지만 현재 삼성의 모습은 그렇지 못하다. 수비 부담이 큰 포수 진갑용이 4번 타자 역할을 하는 타선은 정상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12, 13일 경기 상황은 비슷했다. 초반 롯데의 공세에 밀린 뒤 조금씩 추격, 8회초 5대5 동점을 만드는 것까진 좋았지만 이후 정현욱이 흔들리며 모두 패했다. 12일에도 그랬지만 이날 역시 삼성은 다득점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삼성 타선은 4회초 1사 만루와 6회초 무사 1, 3루 찬스 뿐 아니라 8회초 무사 만루 찬스에서 모두 1점씩만 뽑아내는 데 그쳤다.
선발 투수진이 강하지 않은 가운데 타선이 좀 더 힘을 내지 못한다면 정현욱 등 불펜의 부담이 줄어들 수 없다. 다행히 이날 2군에서 돌아온 박석민이 홈런 1개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려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오랜 2군 설움을 딛고 일어선 손주인(최근 5경기 타율 0.538)이 잘 해내고 있는 가운데 최형우가 살아난다면 공격력이 짜임새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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