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뜨거운 여름.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는 계절이다.
'불안한 계절'을 맞아 올해 꼭 10주년을 맞은 동대구농협(조합장 백덕길) 학교급식사업은 '사례연구감'이다.
이익이 거의 안 나는 사업이지만 매년 엄청난 투자를 하는 동대구농협은 전국 최대 규모의 급식 물류시설을 갖추고 있다. 투자를 해야 식자재 안전성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급식 사업 시작 이후 단 한건의 '식중독 사고'도 나지 않았다.
◆매년 투자합니다
대구 수성구 두산동 두산오거리 인근. 이 동네엔 아침마다 탑차가 쉴새없이 드나든다. 대구시내 54곳의 학교 학생들이 먹을 식자재를 운송하는 것.
4천297.54m²(1천300여평) 규모의 물류센터에서 매일 엄청난 양의 식자재가 차에 실린다. 땅값을 제외하고 시설비만 10억원 넘게 투자된 이 단체급식종합물류센터는 학교급식물류센터로서는 전국 최대 규모다.
저온작업장, 저온보관실, 저온냉동실, 상온보관실, 양곡창고, 잔류농약 속성검사실 등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고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까지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지정받았다. 온도관리를 통해 오염 걱정을 덜고 잔류농약까지 점검하는 시스템도 갖춰져있다.
비용을 아끼려면 이른바 '지입차량'을 써 식자재를 나를 수도 있지만 안전한 수송을 위해 차량 모두가 직영이다. 모든 차량에 온도기록시스템이 설치돼 마지막 배송까지 '철저한 온도관리'를 한다.
동대구농협 강석규 상임이사는 "이 사업에서 이익이 만들어지는 구조가 아니지만 매년 3억~5억원을 신규 투자한다. 동대구농협은 50여곳의 산지와 직거래를 하고 있다. 우리 농산물 소비를 촉진시키는 것이 농협의 임무인만큼 어쩌면 당연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농협이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 식자재 납품사업이다. 특히 지난 10여년동안 단 한건의 급식사고도 없었던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군부대에도 식자재를 납품하는 동대구농협은 최근 한 부대 설문조사에서 '가장 식자재가 좋은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친환경 알림이
동대구농협은 우수한 농산물을 알리는데 급식사업을 이용한다. 동대구농협은 친환경 농산물이 급식사업을 통해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고 있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는 가장 안전한 농산물을 먹일 수 있고, 농민들은 부가가치가 큰 친환경 농산물 판로를 넓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 농산물이 1석2조의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지난해 8곳의 학교에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했던 동대구농협은 올해 그 대상을 14곳으로 늘렸다.
동대구농협 박대환 물류사업소장은 "상추, 깻잎 등 조리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입으로 들어가는 '엽채류'는 농약에 대한 공포가 가장 심하다. 이런 농산품은 정말 안전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자라나는 학생들의 식판에는 친환경농산물이 올라가야 한다. 모든 학부모들이 이런 바람을 갖고 있다"고 했다.
동대구농협은 '안전한 농산물·깨끗한 농산물'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납품중인 학교와 거의 모두 수의계약을 한다. 단가 낮추기 경쟁을 통한 입찰은 결국 식자재의 품질을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강석규 상임이사는 "금융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을 학교급식 사업에 투자한다. 먼 훗날 농협이 학교 급식 사업의 안정화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동대구농협= 대구권 지역농협 중 가장 큰 규모다. 수도권을 빼면 대도시 농협 중에서도 전국 최대급. 지점 13곳과 마트 3곳 등을 갖추고 있으며 대구 지역 농협 중 유일하게 자산 1조원을 이루고 있다. 수신 규모가 8천300억원, 여신은 6천300억원에 이르며 매년 30억원이 넘는 이익을 올려내 학교 급식 등 다양한 공익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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