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현장을 떠나 멀리서 우리 정치를 바라보니 더 잘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제 자신부터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로 생각합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아태연구소에서 만난 권오을 전 의원은 겉모습부터 많이 변했다. 수행원 없이 부인 배영숙씨와 단출하게 대학 내 22평짜리 숙소에서 지내며 자전거로 30분 거리인 연구소까지 출퇴근하느라 체중이 적당히 줄었고 얼굴은 검게 그을렸다. 그는 현지에서 리스로 구입한 현대의 제네시스를 직접 운전해 시내에 가서 쇼핑을 하고 지인들을 만나기도 한다.
권 전 의원은 "진작 이런 기회가 있었다면 앞만 보고 달리지도 않았고, 조급해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상임위원장과 경북도지사 후보 경선을 하자며 덤볐던 기억을 끄집어냈다. "빨리 앞서가야 한다는 강박감에 저보다 한참이나 선배인 의원들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8개월여 미국 생활에서 '배려'를 키워드로 체득했다. 상대의 입장이나 처지를 고려하지 않고 조급했던 과거에 대한 반성이었다.
그는 7월 아태연구소 연구원 자격이 끝나면 귀국할 예정이다. 당장 돌아갈 자리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찾고 있는 듯했다. 그는 "국회에서 12년간의 소중한 경험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면서 공기업 사장 등을 맡는 방안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을 도와 선대위 유세지원단장을 지낸 그는 대표적인 '친이'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가 스탠퍼드대 강연차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자 강연 일정을 돕고 교민간담회에도 참석하는 등 박 전 대표를 수행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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