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진보 논객인 소설가 황석영씨가 13일 국내 진보 세력과 현 정부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에 수행한 자리에서다. 문화·예술인이 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 동행한 것은 황씨가 처음이며 그의 캐릭터 때문에 이번 동행이 좌우 양 진영에 적지않은 반향을 낳았다.
황씨는 이번 순방 동행에 대해 "10여년 전부터 몽골과 협력을 바탕으로 남북한을 통합하는 '몽골+2코리아론'을 주장해왔는데 이 대통령이 같은 인식을 갖고 있어 참여하게 됐다"며 "이 대통령과도 가끔 만난다"고 말했다. 분단 현실 속에서 한국 자본주의는 1인당 소득 2만달러가 한계이지만 자원의 보고인 광활한 몽골로 눈을 돌리면 북한과의 문제도 풀어내고 중앙아시아까지 벨트를 구축하는 거대한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황씨는 보혁 대립 문제와 관련해 "5년 전부터 중도론을 주장해왔다"면서 진보-보수 개념의 재정립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라크·아프간 파병, FTA 등을 밀어붙인 참여정부가 좌파 정권이냐"고 반문하면서 "좌우를 가린다는 게 우스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독재 타도를 외치던 관행이 남아있어 선거 때마다 진영 간 싸움처럼 어느 한쪽으로의 줄세우기를 강요하는 이념적 소모는 너무 심하다"고 덧붙였다.
황씨는 또 "진보정당이라는 민노당도 비정규직 문제나 외국인 근로자 문제까지 못 나가고 그저 노동조합 정도에서 멈춰 있다"면서 현실 정치 구도 역시 "지역 토착형인 한나라당, 민주당으로는 진보와 보수를 따지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특히 황씨는 "진보 측으로부터 욕먹을 각오가 돼 있다"며 "큰 틀에서 현 정부에 동참해서 가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전세계가 비정규직, 청년 실업 문제에 직면해 있고 생산 관계도 바뀌어 고전적 이론 틀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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