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상황이 갈수록 심각하다. 작년 10월쯤 시작됐던 어두운 전망들은 반년이 지나도록 惡化一路(악화일로)다. 바짝 말라버린 산에선 통상적 경계기간이 진작 끝났는데도 큰불이 잇따른다. 모내기철이 다가오면서 농부들이 물 가두기를 못하게 될까봐 조마조마해 하는 일도 현실이 됐다. 이럴 때에 대비한 게 강 상류 인공호수들이지만 그것 역시 기진맥진이다.
무엇보다 다급해진 건 상수원수 확보다. 소단위 지방상수도들에서 지난 2월 전후 심각한 수준까지 갔다가 겨우 한고비 넘기는 듯하던 수량 부족 상황이 다시 벌어졌다. 의성군 의성읍이 다음주부터 밤에는 수돗물을 공급받을 수 없게 된 게 예다. 일주일 전부터는 대구로 보내지던 雲門湖(운문호) 물 17만여t(하루 기준) 중 8만t의 공급 중단에 이어 3만4천t을 추가로 줄여야 할 지경이라고도 한다.
이렇게 되면 낙동강의 수질마저 나빠질 수밖에 없다. 더워지면서 도시지역 취수량까지 증가하고 벼 농사철이 겹쳐, 퍼다 쓰는 양은 많아지는데 공급량은 늘릴 수 없는 탓이다. 수량이 줄면 난분해성 화학물질 농도와 流水(유수) 중 도시하수 비중이 그만큼 치솟기 마련이다. 지난 1월의 다이옥산 오염 사태 같은 게 또 터질까 우려될 정도다.
모두들 정말 비상한 자세로 이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특히 대구 상수도 당국은 수질 관리에 한순간이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오염 사고에 대비해 전번 논의했던 대책들의 시행 준비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시민들은 물 소비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그래야 언제 끝날지 모를 이 사태에 그나마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 '수자원 부도사태'라는 끔찍하고 생경한 말이 쉽게 입에 오르내리는 현실을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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