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가 점차 고급화'전문화하면서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자전거는 오랫동안 '서민용'이란 이미지가 심어져 있지만 최근 출시되는 자전거는 몇십만원에서 몇백만원이 기본일 만큼 비싸다. 그렇다면 저렴한 재생 자전거는 어떨까.
대구YMCA(대구 중구 덕산동) 1층 복도 끝. 자전거 매장인가 싶을 정도로 어림잡아 50대 넘는 자전거가 일렬로 쭉 늘어서 있다. 특이한 것은 노랗게 칠해진 자전거 뼈대에 하나같이 '희망자전거제작소'란 글자가 칠해져 있다는 점이다.
교실 같은 공간으로 들어서자 자전거 공장이 따로 없다. 한쪽에 폐자전거가 잔뜩 쌓인 가운데 분리 작업이 한창이다. 과거 자전거수리를 배워 자전거 가게를 운영한 경험도 있다는 김성국(63)씨는 "수거한 폐자전거를 분리해 사용할 만한 부품과 못 쓰는 부품 등을 골라낸다"며 "기술을 다시 활용할 수 있어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했다.
다른 공간에서도 차체를 망치로 때리거나 림(바퀴의 뼈대)을 드릴로 뚫는 등 다양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와중에 자전거를 사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박영수(49'여'대구 중구 동인동)씨는 "최근 자전거를 가게 앞에 세워 뒀다 연거푸 2대를 도난당했다"며 "4만5천원이란 비용을 주고 거의 새것 같은 자전거를 갖게 돼 만족스럽다"고 했다.
희망자전거제작소는 대구YMCA와 대구도시가스(주), 대구시가 공동 기획한 사회적 일자리 사업의 하나로 노동부 지원을 받아 2007년 11월에 생겼다. 희망자전거사업의 하나인 이곳 타운바이크는 아파트단지나 기업 등에서 버려진 자전거를 수거, 재생자전거로 제작해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 타운바이크 박우권 공장장은 "각 아파트나 업체에 공문을 보내 일정 금액을 주고 수거하는데 보통 한 달 평균 450대 정도를 회수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재생자전거는 17명 직원의 손에 의해 폐자전거 수거→분해→마크 제거→도장(외주)→조립→검사→출하 등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대부분의 재생자전거는 타이어 등 80% 정도가 새 부품으로 교체되기 때문에 새 것과별반 다르지 않다. 가격은 도장을 하지 않은 제품은 4만5천원 선, 도장을 한 것은 6만원 선으로 보통 새 자전거의 30~40%대라는 것.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재생 자전거를 찾는 이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박 공장장은 "전국적으로 재생 자전거를 제작해 판매하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구매 전화가 많이 온다"며 "특히 불황과 맞물려 지난해엔 1천300여대를 팔았고 올해는 두 배 이상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053)257-6686, www.bikeart.co.kr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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