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환율 덕 본 지역 수출업체 "큰일났다"

수입 급감과 고환율 속에 대규모 무역 흑자를 기록하던 지역경제가 원화강세 가속화로 비상이 걸렸다. 또 반년만에 배럴당 60달러를 기록한 국제유가도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추세를 보일 전망이어서 경상수지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 및 수출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및 중앙정부는 원화 강세에 걸맞는 새로운 수출 전략을 수립하는 등 급변하는 환경에 맞춘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원화값 상승 수출기업에 영향

원화강세 움직임은 최근 들어 확연해지고 있다. 지난 3월 2일 1천570.3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1천200원선으로 떨어졌다. 원화약세로 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환율 효과가 없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대구경북의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수출액은 97억3천만달러 , 수입은 35억8천900만달러로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61억4천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무역수지 흑자를 구현하는데에는 원/달러 환율 효과가 크다. 하지만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이런 무역흑자 기조가 지속될 수는 없을 전망이다.

폴리에스테르 프린트직물을 수출하는 진화물산(주) 김형만 대표는 "원/달러 환율이 1천300원대 하던 때에도 원가 계산은 1천200원대로 했는데 더 이상 가격이 떨어질 경우 가격 재협상 등으로 주문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들어 외국의 경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주문했던 물량마져 선적을 보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3, 4월에는 해외 수출이 조금씩 나아졌으나 5월 들어서는 인플로엔자의 영향 때문인지 주문이 주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직물과 스판류를 수출하는 경영텍스 이명규 대표는 "최근 유가 급등 현상으로 당장 실 구입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실이 제조업체에 전달되기까지는 3∼5개월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 유가가 인상되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섬유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들쭉날쭉하는 것보다 1천200∼1천300원대로 안정세를 유지하는 것이 기업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정부는 원화 강세와 유가 인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달라진 환경에 맞게 수출 전략을 새로 수립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환율 변동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환변동보험 등에 대한 지원을 크게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주요 지원 대상도 기존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산업 위주에서 환율 변동 위험에 취약한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꾸는 안을 준비 중이다.

◆유가 올라 수입에도 큰 영향

13일 장중 반년만에 배럴당 60달러를 기록한 국제유가도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 추세를 보일 전망이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올 하반기 유가가 60~70달러선으로 오르며 원유와 원자재 수입금액 증가로 무역흑자폭이 대폭 줄어들거나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흑자가 환율과 유가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에 따라 작성된 측면이 큰 만큼 유가의 상승은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외국 원부자재 의존도가 높은 염색업계는 유가 인상이 염료 등의 원부자재 가격상승으로 이어져 조금씩 호전되는 경기에 타격을 미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부 김경민 대리는 "환율과 유가의 급변동은 경제활동의 예측성을 떨어뜨려 기업에 혼란을 주고, 자산 운용 및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한다. 수출기업들을 대상으로 환변동 관리와 달러·엔화로 받은 수출 대금을 원화로 바꾸지 않고 보유하다 수입 물품 대금 결제에 쓰는 '환 매칭'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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