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한 작은 아파트에 네 남매와 젊은 엄마가 이사를 온다. 아빠가 모두 다른 이 아이들의 엄마는 집 주인을 속이기 위해, 장남 아키라와 함께 몰래 동생들을 짐 속에 숨겨온다. 아이들은 학교에도 다니지 않고 집에서만 숨죽여 지내야 했으며, 엄마는 직장을 다니며 아직도 남자를 찾아 다닌다.
어느 날 엄마는 약간의 돈을 남기고 떠났다가 다시 선물 꾸러미를 안고 불쑥 집에 나타난다. 하지만 머무는 것도 잠시. 엄마는 크리스마스 전에 오겠다고 약속하고는 어디론가 사라진다. 섣달그믐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자 아키라는 엄마가 보내온 편지의 주소지로 전화를 건다. 하지만 이미 엄마의 성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들이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눈치 챈 후 전화를 끊어버린다. 봄이 되자 엄마의 편지도 끊기고 돈도 바닥나기 시작한다. 전기와 수도가 끊기자 아이들은 근처 공원의 공중수도물을 이용하는 처지가 되는데.
이 작품은 1988년 일본에서 실제로 있었던 '스가모 어린이 유기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실화는 영화와는 달리 다소 충격적이다. 엄마는 수많은 남자들과 사귀다가 임신을 하고 집에서 출산했으며 출생신고는 한 번도 하지 않았으며 총 다섯 명의 아이를 낳았다. 이 중 넷째가 병으로 죽자 비닐에 악취 제거제와 함께 싸서 벽장에 넣어뒀는데 아이들은 이런 환경을 보면서 자랐다고 한다.
아이들 엄마는 백화점 매장 직원으로 근무하며 이런 사실들을 철저히 감췄고, 새 남자가 생기자 그대로 가출해서 아이들은 이때부터 그들만 지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우발적인 사고로 장남의 친구 중 하나가 셋째를 죽이게 되자 장남은 다른 친구와 함께 시신을 여행가방에 넣어 전철로 치치부 시의 공원에 유기했다. 그리고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집 주인의 신고로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게 된다.
장남으로 나왔던 주인공 야기라 유야가 14세에 처음 출연한 영화로, 2004년 칸영화제에서 역대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황금종려상 노미네이트, 2004 플랑드르 국제영화제 감독상, 2004 시카고영화제 골든프라그상, 2005 아카데미영화제 외국어영화상 일본 대표로 선정된 바 있다. 러닝 타임 140분.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