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1998년 4월 국내에 처음 출시한 스타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가 물꼬를 튼 국내 온라인 게임 지형의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정보통신부의 정보화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터넷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게임을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온라인 게임 산업이 중흥기를 맞으면서 지난해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국내 문화콘텐츠산업 수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수출규모는 10억6천만달러. 2003년 1억7천만달러였던 것에 비해 5년 만에 10배 가까이 성장한 셈.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초 보고서를 통해 '중국 시장을 등에 업고 한국 온라인 업체들이 일본의 비디오게임업체 닌텐도를 수년 내 따라잡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국내 전체 문화컨텐츠산업의 45%, 세계시장 점유율 36%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스타크래프트처럼 오랜 기간 사랑을 받는 게임도 있지만 모든 게임이 그런 것은 아니다. '제2의 스타크래프트'를 꿈꿨지만 얼굴 알리기에만 성공한 경우도 있고 중국, 일본 등으로 진출해 외화벌이의 첨병이 된 게임들도 있다.
◆누가 뭐래도 촉매제는 스타크래프트
1998년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가 출시되면서 봇물처럼 터져나온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 이후 게임산업은 말 그대로 산업의 하나로 인식, 열풍을 몰고온다. 이 같은 데는 외환위기 직후 소개된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불경기에 아랑곳없이 단숨에 100만개가 판매되는 등 경기에 상관없이 대박을 터트릴 수 있는 분야라는 인식이 깔린 때문이었다. 특히 스타크래프트는 '프로게이머'라는 전문게임꾼을 양산했고, e스포츠 산업이 새로 생기면서 전문대학에 게임학과까지 만들어냈다. 게임을 하면서 높은 연봉은 물론 인기마저 얻는 프로게이머들은 젊은이들의 동경의 대상이 됐다.
2000년 '하나로통신배 스타리그'를 시작으로 10년째에 접어든 스타크래프트 게임리그의 주요 경기의 경우 웬만한 스포츠 경기의 시청률에 버금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임요환, 최연성 등 유명 선수들의 경기는 게임 직후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으로 업로드될 정도.
실제 한국e스포츠협회에 등록된 게임은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해 피파, 카운터 스트라이크, 철권, 위닝일레븐, 워크래프트3, 카트라이더, 프리스타일, 스페셜포스, 겟앰프드, 서든어택, 테일즈 런너, 던전앤파이터, A.V.A, 블랙샷, 슬러거, 카운터 스트라이크, 펌프잇업 NX2, 창천온라인, 케로로파이터, 피파온라인2까지 모두 22개.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는 280명으로 전체 프로게이머 478명 중 59%를 차지한다. 스페셜포스 프로게이머가 98명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는 프로게임단도 11개 기업팀과 1개 공군팀으로 총 12개 구단이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압도적 규모를 자랑한다.
스타크래프트는 전국 PC방 수도 크게 늘였다. 98년 100여개에 불과했던 PC방은 불과 2년 만인 2000년 1만5000여개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스타크래프트가 나오기 전까지 주요 여가 장소였던 당구장들은 문을 닫거나 살아남기 위해 요금을 대폭 내려야했다. 스타크래프트 이후 대박 게임들이 속속 등장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다운로드 게임이 대세
1996년부터 열린 대한민국 게임대상. 흥행과 작품성을 따져 게임기자단과 네티즌 투표로 결정되는 이 시상식의 결과를 놓고 봤을 때 현재의 대세는 다운로드가 가능해야 흥행에 성공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대상을 받은 모든 게임이 아직 살아있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게임은 특성상 젊은이들의 변화에 민감하다. 이 때문에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장수 게임은 좀체 찾기 힘들다.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CD를 구입해 컴퓨터에 깔아서 온라인으로 즐기는 게임이지만, 일부 게임의 경우 홈페이지를 통해 게임을 내려받아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도 있다. 게임대상을 받은 게임들 중 온라인을 통해 내려받을 수 있는 게임은 리니지, EZ2 DJ, 포트리스2, 네이비필드, 열혈강호온라인 등으로 2002년부터 대상을 차지한 게임은 모두 다운로드받아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온라인게임 중에서도 MMORPG(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장르는 이용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은 수십명 이상의 이용객이 인터넷을 통해 모두 같은 가상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은 물론 아이템도 거래할 수 있다. MMORPG의 대표주자는 리니지. 이후 미르의 전설2, 뮤, 거상, 바람의 나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메이플스토리, 라그나로크 온라인,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 등이 등장했다.
조작이 쉬워야한다는 것도 흥행의 큰 요소다. 스타크래프트는 논외로 하더라도 흥행에 성공한 게임의 대부분은 조작이 쉬워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 2000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포트리스2의 경우 탱크들이 대포를 쏴 상대를 먼저 무너뜨리면 이기는 단순한 게임. 고려할 사항은 바람과 각도가 전부로, 바람의 세기에 맞춰 포탄을 날리면 되도록 만들어 특히 여성 이용자가 많았고 아직도 이용자들이 있는 게임 중 하나다. 이후 자동차 운전 게임인 카트라이더, 골프게임의 대표주자인 팡야 등도 여성 이용자 유인에 성공하면서 인기몰이의 한 축을 담당했다.
◆온라인 게임, 젊은 자본을 끌어들일 무기
e스포츠가 젊은이들의 주요 코드가 되자 마케팅을 노린 기업들의 관심도 배가되고 있다. 프로구단 12개 팀은 삼성전자 KHAN, stx SouL, CJ ENTUS, KTF MagicN's, 웅진 Stars, SK Telecom T1, MBC게임 HERO , SKT T1, 하이트 스파키즈 , eSTRO, 화승 OZ, 공군ACE, 위메이드 FOX. 이중 공군과 게임매체인 MBC게임을 제외하면 내로라하는 기업의 후원을 받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프로게임단 창단이 신세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과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가장 확실한 선택이며, 이를 통해 기업과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 아래 온라인 게임산업에 스폰서로 뛰어들었다. 실제 온라인 게임의 국제대회인 WCG(World Cyber Games)의 공식 스폰서가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것을 보면 이는 더 명확해진다.
대기업 참여를 계기로 1999년부터 출범한 정식리그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개인리그는 두세 달에 한 번씩 열리며, 단체리그는 한국e스포츠협회 주최로 1년에 두 번씩 열린다. 하지만 한 대회당 예선과 본선, 결선을 치러 사실상 1년 내내 경기가 끊이지 않는다.
지자체들도 e스포츠의 성장에 눈을 돌려 지자체 차원에서 아마추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대회를 주최하고 있다. 대구의 e-fun을 비롯, 게임올림피아드 수원, 용인 사이버 페스티벌 등 웬만한 도시들은 저마다 e스포츠를 콘텐츠로 삼아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당기려 노력하고 있다.
e스포츠 인구가 늘기 시작하자 이들을 겨냥한 TV채널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케이블 채널의 온게임넷과 MBC게임, 위성채널인 게임TV 등은 케이블 채널 중 10위 안팎에 랭크돼 있을 정도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점을 인식하고 지난해 '게임산업진흥 중장기계획'을 내놓았다. 2012년까지 세계 3대 게임강국 진입을 목표로 국내 독립개발 스튜디오 육성에 700억원, 미래형 게임기술 개발에 500억원을 투자해 선진형 게임산업구조를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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