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제 항공料 내달 최대 15% 인상…외국계도 검토

다음달부터 미국, 유럽, 오세아니아 주요 지역을 오가는 국제선 공시 운임(요금 상한 기준)이 최대 15%까지 오르면서 여름 휴가·연수를 계획했던 여행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환율과 유가가 하락하고 성수기를 앞둔 시점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임을 기습 인상하자, 비판하는 이들이 많다.

◆얼마나 오르나

대한항공 경우 미국행 노선은 좌석등급에 상관없이 10%씩 상향 조정되며 유럽행은 일괄적으로 5% 인상된다. 오세아니아행은 일등석·프레스티지석·일반석은 5%, 일반석 단체 요금은 10%씩 각각 오른다. 사이판 역시 등급에 따라 5~10%의 인상률이 적용된다. 인천-LA노선 일반석 성인 왕복 운임은 현재 151만2천800원에서 166만4천100원으로 15만원가량 비싸지며, 인천-뉴욕 요금은 18만원 이상 인상된다.

아시아나항공도 다음달부터 공시 운임을 5~15% 인상할 계획이다.

항공사들은 "국제선 요금 인상은 2007년 이후 3년 만의 일"이라며 "정부의 물가 억제 정책에 맞춰 요금인상을 자제해왔지만 요금 인상 없이 더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외국계 항공사들도 국적 항공사의 운임 변화에 따라 덩달아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한 외국계 항공사 관계자는 "국내 항공 운임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주도하기 때문에 이들의 인상폭을 고려해 운임 인상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 여름 휴가 부담

항공 운임이 오르면서 해외여행 계획을 세웠던 시민들도 늘어난 부담에 걱정이 태산이다. 여름휴가 기간인 7, 8월의 경우 성수기 요금에 운임인상까지 겹쳐 부담이 훨씬 커졌다. 직장인 정모(36)씨는 "7월에 가족들과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떠날 작정이었는데 항공 운임이 너무 올라 여행지를 바꿔야겠다"고 말했다.

여행업계도 불안에 휩싸였다. 경기 침체와 신종 플루 등 각종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항공 요금까지 올라 타격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두발로 여행사 조성래 이사는 "항공사에서 여행업 활성화를 위해 희생을 해줘야 하는데 손실을 여행업계에만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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