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주식으로 하는 쌀은 물과 불가분 관계다. 우리나라 주요 곡물 중 높은 자급률(2008년 기준 94.3%)을 자랑하고 국가 식량 자급도(2008년 기준 49.2%)를 그나마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은 바로 쌀 때문이다. 한때 100㎏을 넘었던 1인당 연간 소비량은 지난해 75.7㎏(농림수산식품부 잠정집계)으로 주는 등 매년 감소세(2009년 74.4㎏ 추정)지만 여전히 우리 식탁의 주인공은 쌀이다. 이 중요한 쌀 1㎏ 생산에 드는 물은 4㎥(1㎥=1t) 정도. 국민 1인당 1년 물 소비 124㎥와 비교, 결코 작은 양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수자원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는 분야가 쌀 등 농산물 생산을 위한 농업용수 쪽이다. 우리나라 1년 수자원 총량은 1천240억㎥(2003년 기준). 바다 유실과 자연 손실 등으로 사용 못한 물을 제외한 연간 이용량(하천수'댐'지하수)은 337억㎥(27%)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서 농업용수가 160억㎥(47%)로 가장 많다. 이어 생활용수(76억㎥'23%), 유지용수(75억㎥'22%), 공업용수(26억㎥'8%) 순(국토해양부 자료). 결국 가뭄은 농업용수 부족으로 이어지고 쌀 생산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농업용수 등 물 수요는 매년 늘어나는 데 반해 장래 수급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해마다 국내의 연간 필요한 물은 350여억㎥. 그러나 공급은 3억~5억여㎥가 모자랄 전망이다. UN도 2003년 스웨덴에서 열린 물 심포지엄에서 한국은 2025년까지 1인당 가용수자원이 40% 이상 급감, 최악의 물 부족 위기에 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 10대 江(강) 중 가장 많은 785개의 하천을 거느린 洛東江(낙동강)은 요즘 가뭄으로 신음 중이다. 연평균 강우량이 매년 최하위 수준(1천178㎜'2007년). 따라서 낙동강 물 문제는 계속 심각할 것으로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보고 있다.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 대책의 하나로 백두대간의 물 자원(충북 충주댐 등)을 네트워크화해 이웃 간 물 나눠쓰기 운동인 身水不二(신수불이) 실천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신수불이는 2004년 수자원공사가 금강 용담댐 건설 때 다른 지역에도 물을 나눠 주면서 벌인 캠페인 용어. 쌀 등 우리 농산물 아끼기인 身土不二(신토불이)의 다른 형태이다. 다른 지역의 풍부한 물 자원을 효율적으로 나눠 쓸 수 있다면 상생도 가능할 것이다. 당국의 지혜를 기대해 본다.
정인열 중부지역본부장 oxe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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