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가 16일 총회에서 파업을 결의해 '물류대란'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도 전체 화물차 가운데 절반가량이 운행을 중단했던 지난해처럼 대규모 파업으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물연대 집행부는 총회 이후 "파업이 최종 목적이 아니다"고 밝혔지만 대화의 물꼬는 쉽게 트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 측은 단순한 물류 시스템 문제를 넘어 ▷특수근로형태 종사자 노동기본권 쟁취 ▷대한통운 해고 택배노동자 복직 ▷운송료 인하 중단 등으로 파업 명분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화물연대 구성원인 지입차주들이 법적으로 자영업자인 만큼 노동기본권 보장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인데다 화물연대를 합법적 노조로 인정하지 않아 충돌이 불가피하다.
대구경북 관련 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이 가뜩이나 힘겨운 지역 경제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경우 화물연대의 6월 파업 때 전체 화물차 4만여대 중 2만대 이상이 운행을 중단했다. 대구경북의 화물연대 조합원은 2천명이 되지 않지만 비조합원들까지 적극적으로 파업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화물연대 측은 올해 철도, 항만 등과 연대 파업까지 고려하고 있어 파업에 돌입할 경우 업계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서공단에서 자동차부품 공장을 운영하는 김모(55)씨는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으로 자재를 못 구해 조업을 중단해야 했다"며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려는 시점에 물류대란이 발생할 경우 재기불능의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포항철강공단에서도 화물연대의 파업과 운송방해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와 동국제강의 경우 화물 운송사가 대부분 화물연대에 가입돼 있지 않아 파업으로 인한 직접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처럼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비조합원들의 차량 운행을 막거나 파손시키는 등 실력행사에 나설 경우 화물수송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자회사인 글로비스 소속 차량 970여대 가운데 230여대가 화물연대에 가입돼 있어 파업에 돌입할 경우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 측은 조만간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파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철강공단 내 중소기업들은 화물 운송을 대부분 위탁, 처리하기 때문에 화물연대 조합원 차량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파업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한 중소 철강업체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하면 자체 운송망을 갖추지 못한 중소업체의 피해가 불 보듯 뻔하다"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인 만큼 파업보다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지혜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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