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개성공단 폐쇄 압박에 휘둘리지 말아야

북한의 억지와 몰상식으로 개성공단 사업이 막다른 골목에 처했다. 북한은 15일 개성공단 관련 법규와 기존 계약을 무효화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자신들이 요구하는 새 조건을 무조건 수용하지 않을 경우 "나가도 좋다"는 말을 무책임하게 내뱉었다. 남북관계 개선의 상징인 개성공단 사업에까지 벼랑 끝 전술을 들고 나온 것이다.

정부는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2차 남북접촉을 오늘(18일) 갖자고 제의했지만 북측이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거듭되는 대남 압박공세에서 알 수 있듯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의 억류 문제에 대해 북한이 스스로 해답을 내놓을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 우리 정부도 유 씨 문제에 있어 한 치도 물러설 생각이 없으니 더 이상 대화와 타협이 이뤄지기 힘든 상황인 것이다.

우리 정부가 유 씨 문제를 거듭 거론하는 것은 자국민이 아무런 이유 없이 50일 가까이 감금된 상황에서 당연히 취해야 할 조치다. 그런데도 북한이 "개성공단 사업을 파탄시키려는 남측 당국의 고의적이고 계획적인 도발 행위"라며 되레 구실을 끌어다 대는 것은 보기에도 딱한 노릇이다. 공단 폐쇄의 책임을 우리에게 돌리려는 잔꾀에 불과하다. 남북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유 씨 문제부터 해결하는 게 순서다.

북한은 무모한 대남 압박을 당장 멈춰야 한다. 어려운 내부 상황과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경제적 손실과 국제사회의 신뢰 파탄을 가져 올 억지를 부릴 상황이 아니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얼토당토않은 압박에 휘둘리지 말고 마지노선을 정해놓고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 마침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에 관한 비상계획을 정비 중이라니 면밀하고도 과단성 있는 대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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