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내기철마다 논물 비상…지자체, 저수지 물가두기 총력

[물을 아껴 씁시다] ④농업용수도 아끼자

물을 가장 많이 쓰는 분야가 쌀 등 농산물 생산을 위한 농업용수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3년 우리나라 연간 물 이용량은 337억㎥로 이 가운데 농업용수가 160억㎥(47.5%)로 가장 많았다. 가뭄이 계속되면 농업용수 부족으로 쌀 생산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은 농업용수를 절약하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경주시는 13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저마다 물부족을 겪고 있지만 지난 가을부터 수원비축에 나서 일부 산간지역을 제외하면 모내기 등에 필요한 농업용수 걱정이 없다. 경주시는 지난해 8월 마른 장마로 가뭄이 길어지자 10월부터 덕동댐의 수원비축을 위해 형산강 물을 긴급 취수해 각 정수장으로 공급했다.

경주시는 우선 형산강에서 가장 수심이 깊은 '애기청소'에 물막이를 만들어 30만t을 저장하는 등 형산강내에 4곳의 물막이를 별도로 설치해 하류로 흘러가는 물을 최대한 아꼈다. 덕분에 경주지역 최대 상수원인 덕동댐의 저수율은 64.7%로, 예년 평균의 85%에 가까운 수량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절약한 물은 농업용수로 충분히 방류하고 가뭄 걱정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최대한 물을 아껴 나갈 방침이다.

농업용수 절약방안도 마련했다. 가장 많은 농업용수가 필요한 모내기 물을 아끼기 위해 각 읍면동 17곳에 못자리 집단화시설을 만들고 상류지역부터 모내기에 나설 계획이다. 또 1모작 농민들의 모내기 시기를 2모작 농민들이 모내기를 실시하는 6월 초로 조정해 함께 모내기를 하도록 유도, 한 방울의 물도 아낀다는 전략이다.

계속된 가뭄으로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비상이 걸린 의성군도 농어촌공사 의성지사와 함께 2월부터 낙동강 물을 저수지에 가두는 작업을 하고 있다. 겨울철 농업용수가 필요 없을 때 흘러가는 낙동강 물을 저수지에 가둬 가뭄에 대비하고 있는 것. 농어촌공사 의성지사는 2월부터 단밀 생송양수장에서 퍼올린 낙동강 물을 1차로 생물저수지에 가둔 뒤 2단 양수를 통해 구천 조성지에 물을 채우고 있다. 의성지사는 또 다인 양서양수장에서 낙동강 물을 퍼올려 안계 개천지에 채우고 있다.

경상북도는 농업용수 절약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경북도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농업용수의 절약방안이다. 경북지역 저수지 5천573곳 가운데 54%인 3천551곳이 60년 이상된 노후저수지로 누수율이 심하다. 특히 흙수로의 누수율은 15~20%에 달해 콘크리트 등으로 보강할 필요성이 많다.

경북도 김억래 농촌개발과장은 "매년 봄철 강수량 부족으로 농업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먹는 물뿐만 아니라 농업용수도 절약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희대·이채수·모현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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