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三方一兩損의 지혜

바깥나라에 아들의 진짜 어머니가 누구인가를 밝혀 낸 솔로몬의 지혜가 있다면, 우리나라는 가져야 할 돈의 일부를 포기하고 상생을 만들어 낸 '3방1냥손'의 지혜가 있다.

옛날 경상도 창녕 땅에 신임 현감이 부임해 왔다. 짐을 대충 풀어 챙긴 현감이 저잣거리를 순시하는 데 앞쪽에서 두 사나이가 서로 손가락질을 하면서 싸우고 있는 것이 보였다. 어찌된 일인지 앞으로 나가 봤더니 현감임을 눈치챈 두 사람이 뛰어와 실상을 고해 바친다.

"이 사람이 내가 길거리에 흘려버린 동전 세 냥을 주워서는 돌려주질 않습니다요."

그러자 다른 한 사람이 큰소리로 반박한다. "저 사람이 흘렸다는 증거가 어딨습니까. 아무도 없는 길에서 주운 돈이니 제 것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 한 치도 물러날 기색이 없이 자기 주장만 되풀이 하면서 현감의 판정을 기다렸다. 난감한 지경에 이르게 된 현감은 말했다. "주웠던 세 냥을 주시게. 그리고 내일 이맘 때 여기서 다시 만나세. 그 때 내 결말을 이르리라"하고 서로 헤어지게 했다.

새 날이 밝아 밤새 노심초사하던 세 사람은 어제 헤어진 거리에서 다시 모이게 되었다. 서로를 살펴보던 두 사람에게 현감은 어제 받아 보관하고 있던 세 냥과 주머니에서 자기 동전 한 냥을 꺼내서는 진정 어린 낯빛으로 얘기를 한다.

"어제 받은 동전 세 냥에다 내 돈 한 냥을 합쳐 네 냥일세. 이것을 두 사람 분으로 나누어 한 사람에게 두 냥씩 드리겠네. 이렇게 되면 잃은 사람도 한 냥 손해보고, 주운 사람도 한 냥 손해, 그리고 나도 한 냥 손해를 보는 셈이네. 어쩌실텐가? 받든지 아니면 세 냥을 내가 보관하여 한 냥도 못 받으실 텐가?"하니 싸우던 두 사람이 모두 두 냥씩 받았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나가는 데 있어서 가져야 할 태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누구도 전부를 가질 수는 없다, 조금씩 손해를 보아야만 서로 다 잃지 않고 최대한의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현감의 지혜는 솔로몬을 능가하는 지혜가 아니겠는가? 여기에서 3방은 정부-대기업-중소기업이라도 좋고, 힘 센 중소기업- 약한 중소기업- 더 약한 중소기업이라도 좋으며, 정부-경영자-노동자라도 좋고, 여당-야당-시민단체라도 좋다. 대기업의 큰 눈으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지원하여 성장을 돕고, 중소기업은 협력사인 대기업의 발전을 응원하자. 경영자는 노동자의 어려움에 일조하는 한편 노동자는 경영자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서로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 결국 다 좋은 결과를 얻게 되지만, 혼자만 모든 것을 얻으려면 모두가 결국 하나도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지금 어려운 경제 여건을 회복하고자 정부, 아니 국민들은 가진 것 중에서 벌써 한 냥씩을 내 놓고 있다. 현재와 다음 세대의 국민이 짊어져야 할 세금을 풀어 기업이 회생을 할 수 있는 각종의 혜택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이제는 다른 쪽에서도 이에 발맞추어 자기가 가져야 할 몫의 한 냥씩을 내 놓고 어려움을 같이 극복하는데 동참하여야 한다. 내놓을 한 냥은 우리 모두가 상생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무엇이라도 관계없으리라. 그리하여 모두가 같이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자.

이철희(이철희 대구지방조달청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