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부모의 생각이 바뀌면 자녀의 미래가 달라진다

윤일현 지음/ 학이사 펴냄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학부모들과 교육 관계자들은 흔히 이렇게 말한다. 아이들이 아무리 아는 게 많아도 체계적으로 정돈되지 않으면 쓸모없다는 말이다. 학생들이 아는 건 많은데 꿰는 기술이 부족해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꿰는 기술'을 가르치려고 노력한다.

논술 3개월이면 글쓰기 왕, 영어 몇 개월 완성, 수학 속성…. 부모들은 이런 말에 끌려 학원 문을 두드리고, 교육 상담가와 마주 앉아 그의 말에 귀 기울인다.

"구슬이 없는데 대체 뭘 꿴다는 말입니까?"

이 책 '부모의 생각이 바뀌면 자녀의 미래가 달라진다'의 지은이 윤일현씨의 말이다. 그는 많은 학부모들과 교육자, 학생들이 "구슬을 모을 생각은 않고 꿸 생각부터 한다"고 말한다. 구슬은 부족한데 꿰는 기술만 익힌 아이들의 글과 생각은 세련되고 정연하지만 천편일률적이다. 언뜻 보면 그럴듯한데, 들여다보면 하나도 쓸모없는 글을 쓴다는 것이다.(쓸모 있는 글을 쓰지 못하는 사람은 쓸모 있는 생각을 못하기 때문이다. 문체가 좋고 문장이 잘 정돈돼 있다고 좋은 글은 아니다.)

윤일현씨는 "우선 구슬부터 모아라. 모으고 또 모아서 방에 구슬이 차고 넘쳐서 어지러우면 자연스럽게 정돈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말한다. 우리가 흔히 옳다고 생각하고 있는 순서와 다른 순서다.

이 책 '부모의 생각이 바뀌면 자녀의 미래가 달라진다'는 윤일현씨의 교육 지침, 생활 태도, 육아 방식, 학습 방식 등을 묶은 책이다. 별난 방법, 돈 쏟아 붓는 방식, 아이를 몰아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즐겁게 아이를 길러낼 수 있는 방식이다. 지난 수년간 매일신문 교육 섹션 '하이 스터디'에 연재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내용이기도 하다. 책의 부제 '내 아이 인성 품성 학력 상위 5% 만들기'에서 볼 수 있듯 지은이는 인성과 품성에 근거한 학력 향상을 강조한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와 차이점이 많다. 일반적으로 자기계발서들이 '원론' 수준의 이야기를 한다면 이 책은 분명히 '각론'이다. 또 보통의 자기계발서들이 '엄격한 동참 혹은 준수'를 강조한다면 이 책은 조금 번거롭지만 누구나 따를 수 있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한다.

교육자로서, 학부모로서 지은이의 직접 체험과 교육 철학을 담은 책으로 초·중·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지침서가 될 듯하다.(지은이의 두 자녀는 서울대 의대와 경제학과에 진학했다. 그의 자녀들은 학교 공부뿐만 아니라 악기 연주와 놀이, 동서양 철학, 여행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독서광이기도 한 지은이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매월 2회씩 '윤일현의 금요강좌'를 열어 '인문적 교양을 위한 독서 운동'과 학부모 교양 교육을 통해 '자녀 바르게 키우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256쪽, 1만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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