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고車 시장, 시동이 안 걸린다

▲ 5월부터 시행된 10년 이상 노후차 교체시 세금 감면 조치로 차량 판매량이 늘었지만 중고 자동차매매시장은 아직 기대했던 만큼의 수요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보관장에 서 있는 중고자동차들.
▲ 5월부터 시행된 10년 이상 노후차 교체시 세금 감면 조치로 차량 판매량이 늘었지만 중고 자동차매매시장은 아직 기대했던 만큼의 수요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보관장에 서 있는 중고자동차들.

5월부터 시행된 노후차 교체시 세금 감면 조치로 차량 판매량이 30%가량 늘어나는 등 자동차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노후차 교체로 중고차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했던 중고차 매매업계는 아직은 기대했던 만큼의 수요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신차 판매는 증가=현대기아차는 지난달에 비해 자동차 판매가 20~30%가량 늘었다. 지역 대리점에서는 "이달 들어 10년 이상 노후차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과 자체 할인으로 차량 구입 문의와 전시장 방문은 물론 실제 계약과 판매도 부쩍 늘었다"며 즐거운 표정이다.

이 같은 현상은 GM대우, 르노삼성 등 다른 차량들도 비슷한 수준이다. 이달 들어 판매되는 차량의 상당수는 노후 차량 소유자들이 이번 기회에 교체하는 경우들이라고 했다.

정부에서 이달 1일부터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1999년 12월 31일 이전에 등록된 노후차를 폐차하고 신차를 구입할 경우 개별소비세 및 취득·등록세의 70%를 최대 250만원까지 감면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등록 승용차 1천246만대 중 31.6%인 394만대가 1999년 12월 말 이전에 등록된 차량이다. 승용차 석 대 중 한 대는 교체시 세금감면 대상인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시작된 일반인 차량 구입시 개별소비세 30% 감면 혜택이 6월 말로 끝나게 돼,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 시장은 답답=노후차에 대한 세금감면 정책 시행으로 중고차 시장에는 10년 이상 된 노후 차량의 매물이 조금 늘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이다.

대구시 자동차매매사업조합 박종우 과장은 "10년 이상 차를 타고 다니던 사람들이 세금 감면 혜택을 조금 준다고 많은 돈을 주고 신차를 구입할 형편이 되겠느냐"며 "신차 시장이 활성화되어야 중고차 시장도 활기를 띠는데 현재로는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차량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대구시 자동차매매사업조합 정하광(DAG 대표) 이사장은 "아직까지는 노후차에 대한 세금감면 정책으로 인한 중고차 사장의 영향은 미미하다"면서 "앞으로 1, 2개월은 더 지나야 조금씩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중고차 시장에서 '귀하신 몸'들은 1천500∼1천600㏄급 아반떼와 1천㏄ 이하 마티즈, 모닝 등 경차, 쏘나타 시리즈 등이 잘 거래된다. 이들 차량은 세금이 중대형차에 비해 싸고 고유가 행진 속에서도 부담이 적어 중고차 시장에 잘 나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나와도 금방 팔릴 정도로 회전이 잘 된다. 아반떼 2004년식(오토 기준)이 차량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700만∼80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일부 중고차 소유자들은 신차 구입시만 세금 감면 혜택을 줄 것이 아니라 중고차를 구입할 때에도 혜택을 주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고 말하고 있다.

◆상품용 중고자동차 등록세 1% 폐지=매매업계 숙원사업이었던 중고자동차를 상품용으로 팔기 위해 일시적으로 이전 등록하는 데 대해 부과하던 등록세 1%가 폐지돼 13일부터 시행됐다. 이에 따라 중고차 매매업체의 세금부담이 전국적으로 700억원 정도, 대구에서는 50억원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또 매입되는 중고자동차의 가격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거래 활성화와 판매 향상에 힘이 될 전망이다.

정하광 이사장은 "중고차 등록세 폐지는 불법 판매 감소로 매매시장이 정상화돼 결국 국가 세수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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