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공단의 한 기계부품업체. 이곳에는 세계적인 대학인 베이징대를 졸업한 수재가 노동자로 근무한다. 그는 이곳이 한국에서 세번째 직장. 장비 작동원리를 터득하고 운용기술을 익히면서 6개월 단위로 직장을 옮기고 있다. 그가 힘든 노동일도 마다않는 것은 중국으로 돌아가 기계부품업이나 섬유관련 사업을 하기 위한 준비를 위해서다.
#방재·안전분야에서 국내외적으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지역의 W업체. 이 업체는 연초 1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있다. 하지만 지금도 4명밖에 못뽑았다. 이 업체는 전자·전산 전공자도 대기업이나 공사취업 준비로 몰리면서 적격자가 원천적으로 부족한데다 지역기업취업을 희망하는 지원자가 거의 없자 사장이 직접 부산, 광주 등지를 돌며 직원채용에 매달리고 있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외국인들은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배워 미래를 위한 성장동력원으로 삼는데 비해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중소기업 자체를 외면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대학졸업생이나 청년층이 일자리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실제로는 일할 사람이 없어요."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입주 IT기업인 G업체는 솔루션 분야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었지만 지역에서 적임자를 구하지 못했다. 결국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서울에서 스카우트해와야만 했다.
일부 기업들이 경기가 악화되자 감원에 나서고 있지만 지역 IT·벤처기업은 구인난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IT여성기업인회 등을 중심으로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거나 대학생 멘토링 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해 필요인력 충원을 계획하고 있다.
IT·벤처기업들이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것은 구직자들이 하나같이 같은 '스펙(명함)'을 갖고 있기 때문.
"대학생들이 대부분 공무원이나 공사,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면서 정작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업무능력은 등한시 해 현장과 교육의 괴리현상이 심각해요."
잘 나가는 한 기업 사장은 요즘 대학생들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자격증도 많이 따지만 기업들은 기본적인 자질만 있으면 업무열정이나 인성을 더 중요시한다고 충고했다. 업체가 필요로 하는 자격증이라면 회사가 따게 지원하고 면허유지도 도와준다는 것. 그는 대학 교육과정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교수들이 학생들 눈치보기에 급급하면서 IT기업 경우 전산운용시스템(OS)나 기본적인 교육 과정을 등한시 하고 있다는 것. 또 젊은층들이 유행에 민감하면서 특정 직종에 몰리는 유행심리도 구인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인도가 IT 강국이 된 것도 대학교육에서기본에 충실하기 때문이에요. 5년 뒤에는 국내에서 프로그램 개발자가 아예 없을 것입니다. 외국에서 수입해야하는 상황이 올 것입니다."
IT·벤처기업 사장들은 대학생들이 대기업이나 공직만 노리지 말고 유망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틈새 일자리'를 구하는데 관심을 기울인다면 취업난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