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 하늘이 내려주는 '돈'…수자원 절약·환경보호 등 '1석3조'

[물을 아껴 씁시다] ⑤빗물도 이용하자

▲ 아파트나 학교, 공장 등에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하면 수돗물 대체 효과와 환경보전 등 여러 가지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사진은 대구 달성군 다사읍 대실역청아람 2단지 아파트 단지 지하에 설치된 빗물 저류조.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아파트나 학교, 공장 등에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하면 수돗물 대체 효과와 환경보전 등 여러 가지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사진은 대구 달성군 다사읍 대실역청아람 2단지 아파트 단지 지하에 설치된 빗물 저류조.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빗물을 그냥 두는 건 아까운 자원을 그냥 내버리는 것과 다름없어요."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지구 아파트 단지들은 비가 오면 돈을 번다. 아파트 지붕에 떨어진 빗물을 모아뒀다가 조경용수나 살수용수, 청소용수 등으로 사용하는 덕분이다. 빗물 이용시설은 건물 옥상에 집수시설을 만들어 지하 저장시설에 모아뒀다가 비가 오지 않는 갈수기 때 각종 용도로 사용한다. 지난해 대구에서 처음으로 죽곡지구 아파트 단지 6곳과 초·중학교 3곳 등 총 9곳에 빗물 이용시설이 설치됐다. 이곳에 자리 잡은 빗물 이용시설 규모는 2천100t. 물이 다 찰 때마다 155만원(t당 740원 기준)을 버는 셈이다. 빗물 이용시설로 연간 모을 수 있는 물의 양은 2만5천440㎥로 죽곡지구 연간 급수량(354만9천114㎥)의 0.71%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아낄 수 있는 상수도 요금도 연간 최대 1천882만원에 이른다.

빗물은 하늘에서 내려주는 자원이다. 빗물을 잘 재활용하면 수돗물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고, 고갈돼가는 수자원을 절약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낙동강 수계에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총량도 줄일 수 있어 1석 3조다.

19일 오후 달성군 죽곡지구 청아람2단지 아파트를 찾았다. 1천316가구가 사는 이 아파트 단지에는 408t 규모의 빗물 이용시설이 설치돼 있다.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자 경사진 지붕 아래에는 빗물이 모여 내려가는 집수구가 눈에 띄었다. 아파트 지하로 들어서자 연둣빛의 빗물 저류조가 눈에 들어왔다. 가로 11m, 세로 5m, 높이 2m 규모로 빗물 88t을 모을 수 있다고 했다. 수위를 보니 20cm 남짓한데, 최근 극심한 가뭄 탓이라고 했다. 빗물이 더 차면 필터를 통해 이물질을 제거한 뒤 펌프를 통해 지상으로 연결된 수도로 보내 조경용이나 청소, 비상용 등으로 사용한다. 이 아파트 장창주 관리사무소장은 "버리는 물을 모으는 '저수지' 개념으로 보면 된다"며 "초기 설치비용을 제외하면 유지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빗물 재활용은 학교나 주택뿐만 아니라 공장이나 공원, 체육관 등 지붕의 면적이 넓은 곳이면 어디든 가능하다. 실제 지난 2007년부터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내 공장 5곳에서는 지붕을 이용한 빗물 이용시설을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 저류조 규모는 130t으로 크지 않지만 조경용수나 화장실 등에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달서구 삼성상용차부지 내 호산근린공원에도 공중화장실 옥상을 이용한 빗물 이용시설을 만들어 조경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구도시공사 관계자는 "빗물 이용시설은 수돗물 대체 효과뿐만 아니라 물 절약 홍보와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며 "현재 조성 중인 죽곡2지구에도 빗물 이용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