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인생이란 긴 바다를 헤쳐나가는 동반자와 같다. 비바람이 불어도, 풍랑이 거세게 몰아쳐도 함께 건너야 할 협력자이다. 두 손 마주 잡고 두 어깨 보듬으며 먼 길 떠나는 나그네처럼….
50년을 한결같은 사랑과 존중으로 인생의 풍랑을 넘어온 정순모(78'대구동로교회 원로목사)'박경자(70)씨 부부.
돈독한 부부애뿐 아니라 가정과 자녀교육, 교회, 교육사업, 지역사회 활동, 민주화 운동 등 사회 여러 분야에서 아름답고 숭고한 생활로 '2008 올해의 부부상'을 받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1958년 장로회신학교 재학 중이던 정 목사(당시 27세)는 여름방학 농촌봉사 활동을 하면서 지금의 부인(당시 19세)을 만났다. 남편은 부인의 밝고 친절한 모습에, 부인은 남편의 점잖고 신사다운 모습에 끌려 결혼을 했다고. 그렇게 시작한 부부의 인연은 지난해 '더 넘치게 하신 이에게 영광을'이란 금혼식 기념 회고록을 통해 그간의 부부애를 웅변했다.
부부에 대해 묻자 "부부란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할 때 옆에서 도와주고 이해해야 한다"며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부부싸움도 마찬가지 이치이며 부부싸움 후 바로 표현해 화를 푸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나는 결코 둘이 아니다. 둘은 하나가 아니다. 그러나 하나 없이 둘이 있을 수 없듯이 둘 없이 하나가 있을 수 없다. 하나와 둘이 융합될 때 더 큰 것을 이루어낸다. 부부도 마찬가지로 남편이 아내가 될 수 없고 아내가 남편이 될 수 없다. 둘이 융합할 때 화목한 가정을 이룬다는 것이다.
또한 배우자의 부모를 친부모처럼 여기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정 목사는 장모님(91)을 모시고 산 지 30여년이 됐으며, 부인이 못하는 병상수발까지 하며 진정한 부부애의 표상을 보여주고 있다.
틈틈이 짬날 때마다 부부가 나란히 수영장을 찾아 수영을 함께 한 지 10여년. 같은 취미활동을 통해 부부의 사이는 더욱 가까워지고 이해의 폭을 넓혀 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정 목사는 부부 사이의 괴리를 좁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여행을 같이 떠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금까지 40여차례 국내외 여행을 통해 부부애를 더욱 돈독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특히 정년퇴임 이후부터는 해마다 네 번 정도 해외여행을 다녔으며 그곳에서 부부가 같이 느끼고 부대꼈다. 부인 박씨는 보통 배우자 없이 친구나 지인끼리 여행을 떠나지만 남편이 편안하게 해 주기 때문에 같이 여행을 가는 게 오히려 편하다고 말했다. 여행을 함께하며 즐거움과 힘든 상황을 같이 겪으며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고.
부부가 바로 서면 자녀들도 부모의 영향을 받는 법. 2남 2녀를 교수, 의사 등으로 반듯하게 키운 정 목사 부부는 자녀들에게 무엇을 하지 말라고 한 적이 없다. 무엇이든 "시도해보라, 도전해보라, 직접 경험해보라"는 진취적인 주문을 끊임없이 했다는 것. 또한 자기가 맡은 일은 자기 스스로 하도록 하는 습관을 길러줬다. '엄한 부모 밑에 효자가 난다'는 말처럼 늘 자녀들에게 엄격하게 대하며, 자녀들을 꾸중할 땐 부부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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