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부( 夫婦)]반려자

묻어둔 속마음, 이제 보여주세요

▲편지 쓰기를 통해 부부간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도 반려자와의 동행길에 큰 도움이 된다.
▲편지 쓰기를 통해 부부간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도 반려자와의 동행길에 큰 도움이 된다.

오늘(21일)은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의 '부부의 날'이다. 부부는 인생이란 긴 여정을 두 손 맞잡고 걸어가야 할 반려자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언덕이 되고 서로에게 배려와 지지를 보낼 수 있는 진정한 반려자의 모습을 ME(부부일치운동)에 참가한 부부들을 통해 알아봤다. 'ME 주말'을 체험한 부부들은 우리 부부 사이에서 "진솔한 대화가 부족했다는 것을 절감했다" "가슴에 맺혔던 게 풀렸다" "배우자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됐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 안호근(44)'고현남(43) 부부

17년간 군 장교로 복무한 안호근씨는 계속 혼자 떨어져 생활한 때문에 그동안 가정에 소홀했고 군대식으로 가정을 다스렸다며 다정스럽게 손을 잡는 등 아내에 대한 애정 표현이 서툴렀다고 털어놨다. 말과 행동으로 아내에게 깊은 상처를 준 부분을 해소시켜 줄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인 고현남씨는 사랑하는 감정만으로 결혼했으나 생활에 지쳐 살아온 게 사실이다. 자기 주장만 하다가 상대방에 상처를 준 것을 후회한다. 서로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석재기(49)'허용화(41) 부부

농협에 근무하는 남편 석재기씨는 부부싸움을 한 뒤 사과하기가 쑥스러웠다. 그래서 먼저 글로 쓰면 생각이 순화되고 서로의 느낌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10분간 쓰고 10분간 대화하는 '10&10'을 통해 서로 화해하는 기회가 됐다. 부인 허용화씨는 남편이 바깥 생활에만 치중해 늦게 귀가하는 것이 불만이었다. 가사일과 아이 키우기에만 열중한 자기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남편의 늦은 귀가가 가정을 위한 것임을 이해한 뒤에는 자녀 교육까지 좋아졌다고 말했다.

♡ 이영구(53)'이화연(52) 부부

대구ME 부대표인 남편 이영구씨는 우리 부부가 누구보다 금슬이 좋고, 잘 이해한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대방의 존재를 먼저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인 이화연씨는 연애시절이나 신혼 때는 정말 사랑이 충만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아이도 생기고 생업에 쫓기다 보니 서로에게 소홀해지고 부부의 대화도 생활과 자녀 중심으로 흘러가기 십상이었다. 이럴 때 더 많고 깊은 대화를 통해 부부의 친밀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 백인흠(73)'신삼남(71) 부부

무뚝뚝한 경상도 기질의 남편 백인흠씨는 부인에게 군림하던 가부장적 권위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따스하고 정감이 넘치는 모습으로 아내를 사랑하고 구체적으로 그 마음을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내 신삼남씨는 마음 한편에 묻어두고 표현하지 않았던 속마음과 느낌을 표현함으로써 부부 사이가 더욱 친밀해졌다고 귀띔했다.

◆ME(매리지 엔카운터'Marriage Encounter) '부부일치운동'

대구ME는 지난 30년 동안 6천172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ME 주말' 행사를 갖는 등 부부사랑 확인을 통한 건강한 가정 만들기에 이바지하고 있다. 'ME 주말' 행사는 2박 3일(금~일요일) 동안 부부가 팔공산 한티 피정의 집에서 같이 생활하며 서로 사랑을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대화방법 등을 배운다.

종교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자신의 삶과 부부생활 돌아보기, 부부 사이의 의사소통 방법 배우기, '배우자가 가장 아름답게 보였던 때는?'등 부부애를 주제로 한 발표와 10분간 쓰고 얘기하는 '10&10'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한편 대구ME는 올해 30주년 기념으로 6월 6일 오전 9시 30분 '성 김대건 기념관'에서 '부부일치는 하느님의 바라심'이란 주제로 ME가족모임을 갖는다. 문의 대구ME 만남의 집 053)473-5712.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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