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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파 말썽 골프장 개장 앞두고 주민들 '폭발'

▲ 기와 일부가 내려앉은 골프장 인근 사찰의 지붕.
▲ 기와 일부가 내려앉은 골프장 인근 사찰의 지붕.

골프장 조성 당시 발파작업으로 인한 건물 균열과 지하수 고갈 등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경주 안강읍 레전드골프클럽이 지난주 준공식에 이어 23일부터 전면 개장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져 주민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레전드골프장은 안강읍 옥산리 일대에 지은 9홀 대중골프장으로 지난 2007년 연말 착공했으며, 현재 경북도의 골프장 체육시설업 사용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골프장 인근 주민들은 "지난해 초부터 공사 중 암반이 나오자 공기를 앞당기기 위한 무리한 발파작업으로 주변 건물에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발파에 따른 진동으로 인근 사찰인 대흥사의 경우 대웅전 지붕 기와 일부가 내려앉았고 건물 벽을 타고 물이 흘러 내려 백화현상이 나타나는 등 곳곳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는 것.

대흥사 관계자는 "폭발 진동으로 대웅전과 종무소 등 전체 건물에 피해가 발생해 이에 대한 보상 등을 요구했지만 골프장 측이 '발파로 인한 게 아니다'며 책임을 회피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경주시청 앞에서 한차례 시위를 벌이는 등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해당 부서 간부들조차 '건물이 오래되면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 '잘 말해서 보상금을 조금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등 골프장 측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는 말만 들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골프장 측은 "발파 피해문제는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결과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곧 경북도의 영업 승인과 개장을 앞두고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는 저의를 모르겠다"며 발파 피해를 일축했다.

골프장 주변 일부 농민들도 "골프장을 조성하면서 잔디 관리 등을 위해 지하수를 개발하는 바람에 농업용수로 사용할 지하수가 고갈돼 올해 농사는 물론, 앞으로 영농 활동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며 골프장 측에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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