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피그말리온 효과

교육학 용어에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것이 있다. 남이 나를 존중하고 나에게 무언가 기대하는 것이 있으면 나는 그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변하려고 노력하여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요즈음에는 여러 분야에 쓰이면서 그 개념도 넓어졌다. 이루어진다는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자기암시를 계속하면 뜻대로 된다는 것으로 '자기 예언적 실현'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아무 노력 없이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오해됨직도 하지만 그런 것은 아니고, 진실과 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2천여 년 전 로마시대 작가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나오는 피그말리온이라는 사람에서 유래한다. 키프로스의 왕이며 조각가인 그는 현실 세계에서는 자기의 이상적인 여자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상아로 자신이 원하는 모습의 여성상을 만들어,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였다. 아프로디테가 그의 사랑에 감동하여 생명을 불어넣어 사람이 되게 하였다. 상아상은 인간 갈라테이아로 다시 태어나 피그말리온의 신부가 되었다.

버나드 쇼의 희곡 '피그말리온'을 원작으로 하여 만든 뮤지컬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를 보신 분은 아실 것이다. 빈민가 술주정뱅이의 딸로 극장 앞에서 상스러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꽃을 파는 말괄량이 소녀 일라이자는 상아로 만든 여자에 해당한다. 언어학자인 남자 주인공 피그말리온은 이 천박한 여자도 귀족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리고 시험 삼아 그녀를 데려다가 귀족의 언어와 행동을 가르친다. 그 결과 일라이자는 품위 있는 요조숙녀로 변신한다. 피그말리온은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피그말리온 효과'가 감동적으로 형상화된 소설이 나다니엘 호돈의 '큰바위 얼굴'이 아닐까 한다. 주인공인 어네스트가 사는 시골 마을에서 멀리 보이는 산에 사람 얼굴 모양의 '큰바위 얼굴'이 있었다. 그 모습은 고결하고 온화하였다. 언젠가 이 마을에서 저 얼굴과 똑같은 모습을 한 위대한 사람이 나타날 것이란 전설이 있었다.

소년 어네스트는 늘 '큰바위 얼굴'을 바라보며 자랐다. 그의 얼굴은 점점 '큰바위 얼굴'을 닮아갔다.

이 마을 출신으로 외지에 나가 성공한 부자, 고급 장교 출신, 말 잘하는 정치가, 시인 등이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마을 사람들은 그들이 예언에 있는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깊은 통찰력을 지닌 시인이 이 마을에 사는 노인 어네스트의 선량하고 인정있는 모습, 온화함과 진지함, 말과 행동과 생각이 완전히 일치하는 사람임을 꿰뚫어보고 그가 곧 '큰바위 얼굴'임을 증명한다.

무엇이든 가치있는 것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이루어진다는 신념을 가지고 노력하며 살 일이다. 성경에도 있지 않는가.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추연창 도보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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