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낙동·백두를 가다] 休, 영양을 만드는 사람들

▲ 권영택 영양군수.
▲ 권영택 영양군수.
▲ 대티골 자연치유생태마을 권용인씨.
▲ 대티골 자연치유생태마을 권용인씨.

▨ 권영택 영양군수

권영택(46) 영양군수는 젊고 의욕적이다. 그래서 영양의 미래 청사진도 확고하다. 육지속 섬 영양을 확 바꾸기 위해서.

권 군수는 영양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휴'(休) 고장으로 새단장하기 위해 도전장을 냈다.

그 자산은 그대로의 자연환경을 가진 일월산과 오랜 역사·문화가 깃든 낙동강의 동쪽 원천인 반변천이다. 여기에 이문열, 조지훈, 오일도 등 수많은 문인을 배출한 문향의 고장, 한국의 어머니이자 음식디미방의 저자인 장계향 선생이라는 자산도 가졌다.

권 군수는 2010년을 원년으로 해 영양의 미래 비전인 '휴'를 선포한다. 그 준비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반변천에 항상 물이 넘치고, 낙동강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맑은 물 정책'을 입안했다. '삼지연꽃 테마파크'라는 전국 최고의 생태마을 조성도 가시권에 들어섰고, 일월산의 산나물 축제를 이벤트성 축제가 아닌, 특화된 지역 산업으로 확대하기 위한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음식디미방을 한류음식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푸드학교 설립도 궤도에 올랐고, 음식디미방의 세계화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영양을 오가는 고장이 아닌, 머무는 고장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기 위해 영양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연계해 젊은 은퇴자 마을, 시니어타운도 조성중에 있다.

권 군수는 "영양의 미래 성장동력은 바로 '휴'"라며 "외부로부터의 휴 개념 도입과 함께 기존 주민과의 체험→임시 체류→완전 정착 등의 체계적인 휴 시스템도 갖춰가고 있다"고 밝혔다.

권 군수는 있는 것을 살려 이를 최대한 활용해 영양의 미래 가치를 열고 있었다. 어쩌면 경북의 역사·문화·생태 정책을 지역에 가장 잘 접목시키는 단체장 중 한 명이 아닐까. 이종규기자

▨ 대티골 자연치유생태마을 권용인 씨

대티골 자연치유생태마을의 권용인(50)씨의 삶은 바로 '휴'이다. 권씨는 6년째 '휴'를 실천하고 있었다. 일월산산마늘작목반의 벗 12명과 함께 토종채소를 길러 우리 밥상에 올리고 있다.

밥상은 물론 정신건강도 챙겨야해서다. 마음과 정신을 치유하는 채소는 권씨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휴'이다. 권씨는 영양의 미래는 바로 '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그의 '휴'는 다르다. 우선 마음과 몸이 쉬어야 하며 그 최적의 조건을 영양이 갖췄다고 했다. 하지만 그냥 맘과 몸을 편히 쉬기 위한 '휴'는 엉터리라고 했다. 도시에 사각형 건물을 지어놓고 분양하듯 그 속에 사람을 입주시켜 몸과 마음을 쉬라는 식의 '휴'는 결국 '휴'하러 오는 이들에게 고통만 주는 꼴이라는 것이다. 주민과 머무는 사람과의 1대 1 교류, 즉 '정'을 쌓는 것이 진정한 '휴'의 시작이라고 했다.

"정주를 강요해선 안됩니다. 시간 속에서 정주를 이끌어야 합니다. 머물고자 하는 이들에게 영양 '휴'의 진정한 가치를 스스로 와서 보고 느끼게 한 뒤 정주를 선택하도록 해야 '휴'를 권하는 이도, '휴'를 받아들이는 이도 모두 기뻐하게 될 겁니다."

권씨는 은둔형 귀농과 전원생활형 귀농도 어찌보면 '휴'를 위한 선택이지만 바람직하지만은 않다고 했다.

일행은 권씨의 '휴' 철학을 듣는 중에 교통이 불편하고,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오지 영양'이 과연 '휴'의 진정한 고장이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졌다.

"오지는 이제 오지(奧地)가 아니라 진정한 나(吾)를 알아(知)가는 곳입니다." 권씨의 명쾌한 해석에 일행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권씨는 관이 '휴'를 주도해선 안되며 그렇다고 '휴'를 방관해서도 안된다고 설명했다. '휴'는 받아들이는 이와 '휴'를 하고픈 이와의 교류를 정책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관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휴'는 10, 20년을 내다보고 진정한 나를 찾는 곳이 바로 '영양'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영양은 '휴'의 대표 고장이 된다고 봅니다." 이종규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